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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환절기 뇌졸중, 뇌경색에서 벗어나기 위한 예방법 및 생활법

뇌졸중은 뇌 조직으로 가는 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뇌경색) 터져(뇌출혈) 뇌기능이 망가지는 병이다. 한방에선 중풍이라고 부른다. 뇌졸중의 별명은 소리 없는 살인자 이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 중 암 다음이다. 그런데 암은 위암·폐암·간암 등 다양한 암을 포함하므로 단일 질환으론 뇌졸중이 국내 사망률 1위다. 


뇌졸중 뇌경색 예방법


최근 국내에선 서구형인 뇌경색 환자의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전체 뇌졸중 환자 10명 중 7∼8명은 뇌경색 환자다. 1990년대만 해도 뇌경색과 뇌졸중 환자의 비율이 거의 반반이었다. 뇌출혈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은 건강검진을 통해 뇌출혈의 가장 흔한 원인인 고혈압을 조기에 관리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덕분으로 풀이된다.


나형균 여의도성모병원(신경외과) 교수는 “동맥경화·고지혈증 등으로 인해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환자가 급증하는 것은 서구식 식생활 탓”이며 “인스턴트 식품·동물성 기름 과다 섭취로 국민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전반적으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예전에 뇌졸중은 겨울 질환이었으나, 요즘에는 계절이 따로 없다. 이대목동병원이 지난 2년간 뇌졸중센터를 방문한 환자 984명을 분석한 결과 봄철(3∼5월) 환자 수가 268명으로 겨울철(12∼2월) 환자 수(238명)보다 오히려 많았다. 실제 뇌졸중의 발병은 날씨·계절보다 고령·고혈압·고지혈증·가족력 등 위험인자의 영향이 훨씬 크다. 특히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일교차가 큰 환절기를 주의해야 한다.



노인이 많이 걸리는 병, 하지만 요즘엔 여성과 젊은 층에게 확산돼


뇌졸중은 노인이 걸리기 쉬운 병이다.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유경호 교수팀은 1999년 3월∼2008년 5월 병원을 찾은 뇌졸중 환자를 연령별로 분석했다. 10년 새 환자의 평균 연령이 64.8세에서 67세로 증가했다. 그러나 젊은 사람도 안심할 수 없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에 따르면 고혈압성 뇌출혈 환자의 21.4%가 40대 이하다.


뇌출혈의 일종인 뇌동맥류도 40세 미만 환자가 12.7%나 된다. 여성 환자도 많다. 이미 남녀 비율이 4대 6 정도로 여성 환자 비율이 더 높아졌다. 여성은 폐경 뒤 뇌졸중 발생률이 가파르게 올라간다.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거의 끊기면서 혈관벽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뇌졸중의 위험인자로는 고혈압·고지혈증·고령 등 3고(三高)가 우선 꼽힌다. 가족 중에 뇌졸중을 앓은 사람이 있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당뇨병·동맥경화·혈전증이 있는 사람도 뇌졸중에 걸리기 쉽다. 심지어 넥타이를 너무 조여 매도 뇌의 혈류 속도가 감소해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이는 여러 요인 가운데 대처가 불가능한 것은 나이(고령) 뿐이다.


뇌졸중의 주증상


▷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고 감각이 둔해진다.

▷ 말을 못하고 발음이 어눌해진다.

▷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인다.

▷ 걸을 때 비틀거릴 정도로 어지럽다.

▷ 심한 두통과 함께 속이 울렁거리고 토하게 된다.


대한뇌졸중학회는 5가지 증상들 중 한 가지만 나타나도 뇌졸중 가능성이 72%에 달한다고 강조한다. 뇌졸중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10∼20분 지속되다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심코 넘겨선 안 된다. 20%가량은 1년 뒤 같은 증상이 재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상이 사라졌다고 안심하지 말고 즉시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뇌경색의 골든타임, 3시간 안에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뇌혈관이 막힌 뇌경색 치료의 요체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 뇌세포로 향하는 산소·혈액 공급이 다시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뇌경색으로 쓰러지면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3시간 안에 혈관을 뚫어주는 응급처치를 받아야 생명을 살리고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다.


병원에 도착하면 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 등으로 혈관의 막힌 부위를 찾는 데만 30분∼1시간 가량 소요된다. 뇌경색으로 확진되면 대개 혈전 용해제를 사용하거나 스텐트 시술로 혈관을 뚫어주거나 넓혀준다. 뇌졸중 발생부터 병원 이동·검사·치료를 포함한 모든 과정이 ‘골든타임’에 완료돼야 최선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뇌졸중 발생 후 6시간이 지나면 혈액 공급이 차단된 부위의 뇌 세포는 모두 죽게 된다. 이런 환자에겐 항(抗)혈전제 등을 투여해 뇌경색의 확산을 막고 폐렴·요로(尿路) 감염·대뇌부종(浮腫) 등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보조적 치료’ 정도만 가능하다.


만약 뇌경색으로 쓰러진 지 하루 이상이 지났다면 혈관이 막힌 뇌 부위가 부으면서 뇌 압력이 급격히 상승한다. 뇌압(腦壓)이 과도하게 올라가면 뇌가 전반적으로 손상을 입어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뇌졸중 환자는 골든타임 내에 도착과 치료가 가능한 병·의원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 뇌경색의 기본 예방법은, 과음 과식하지 않고 인스턴트 식품 자제하기


과음·과식하지 않고 짜지 않게 먹으며 수분(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담배를 끊는 것은 뇌졸중 예방의 기본이다. 혈압 조절을 돕는 칼륨이 풍부한 과일·채소를 즐겨 먹는 것도 유익하다. 운동은 뇌졸중 위험인자인 고혈압 예방·치료를 돕는다. 심폐지구력을 높여주는 속보·가벼운 조깅·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하루에 30분가량 주 4일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뇌졸중 환자에게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은 필수다. 운동 시간은 새벽보다 기온이 올라간 오후가 낫다. 과로·스트레스는 뇌졸중을 촉발시킬 수 있으므로 너무 무리하지 말고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정상인은 별 문제가 없지만 혈압이 높거나 뇌동맥류·동맥경화 환자 등 뇌졸중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은 넥타이로 목을 심하게 죄는 것을 피해야 한다. 와이셔츠는 손가락 두 개 정도 들어가는 느슨한 것을 고르고 탄력 있는 나비넥타이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박태균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기자 

[ 월간중앙, 2013년 6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