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는 바꿀 수 없다. 아니 바뀌지 않는다.
못된 직장상사를 만났을 때 극대화 되는 직장상사 스트레스.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보고서를 올릴 때마다 호통과 욕설까지 남발하는 '폭군형'에, 본인의 주장이 옳으니 언제나 내 말만 따르라는 '교주형' 팀장. 평소 자기 기분대로 행동해 팀 분위기를 좌지우지 하는 '억압형' 팀장, 팀원들의 개성이나 가치관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자아도취형' 팀장은 직장상사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이다.
통상 내가 편하면 좋은 상사, 내가 힘들면 못된 상사가 된다. 내게 득이 되면 착한 상사, 내게 해가 되면 못된 상사가 된다. 못된 상사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폭군형’은 권력을 남용하고, ‘교주형’은 자기 왕국을 건설한다. ‘억압형’은 무조건적 충성을 요구하고, ‘자아도취형’은 끊임없이 아부를 요구한다.
못된 상사의 공통점은 이렇다. ①철저히 자기중심적이다. ②부하들을 이용하고 착취한다. ③함께 있으면 항상 부정적 감정을 일으킨다.
현대인은 대부분 직장인이다. 가족보다 직장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다. 직장인은 보통 좋은 상사에게 인정받아 승진하거나 연봉이 오르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못된 상사 때문에 직장생활이 지옥이라면, 세상을 사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누구든 못된 상사 밑에서 고통 받으며 살아서는 안 된다. 나를 향한 폭력에 익숙해져도 안 된다. 그런데 불행히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부하들을 들볶는 고약한 상사가 되레 승승장구한다. 폭군처럼 군림하는 상사가 승진만 잘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직장인이 퇴사하는 이유 1위는 힘든 인간관계다.
첫째, 절대 폭발해서는 안 된다. 상사는 바꿀 수 없다. 아니 바뀌지 않는다. 폭발은 무조건 불리하다. 나만 손해다. ‘눈에는 눈’과 같은 대응도 불리하다.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 상사와의 어떤 전쟁도 이길 확률은 아주 낮다.
상사의 상사도 상사편이다. 2~3년만 버티면 부서 이동이다. 과속 예방에 대한 기발한 표어가 있다. ‘1분 빨리 가려다 10년 먼저 간다’. 모멸감으로 울컥 치밀어 오르는 순간, 1분만 버티고 기다려라. 1분만 참으면 10년 더 갈 수 있다.
여기 효과적인 응급대처 방법이 있다.
①못된 상사의 모습을 무성영화로 돌리자. 상사가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 있다.
②급한 핑계를 대고 잠시 그 장소를 벗어나자. 옮기는 순간, 다른 감정과 생각이 들어설 것이다.
③입을 벌리고 상체의 힘을 빼자. 상대의 나쁜 에너지가 내 몸을 그냥 통과할 것이다.
둘째,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못된 상사 밑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맞추다 보면 망가지던지 똑같이 되고, 안 맞추면 살아남기 힘들다.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의 가치·철학을 희생할 수는 없다. 부서 이동이 최선이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결국 직장 이동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어렵게 들어온 직장을 상사 땜에 그만둔다면 어리석다. 상사도 부하하기 나름이다. 최대한 현명하게 탈출해 보자. 철저한 전략이 요구된다.
①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자. 못된 상사와의 관계는 가까워도, 멀어도 문제가 생긴다.
②증거와 기록을 남기자. 불합리한 성과평가에 대비해야 한다.
③예의 바르게 행동하자. 어쩌거나 상사는 상사다. 빌미를 잡혀서는 안된다.
④집단으로 맞대응하자. 하지만 최종 카드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⑤스트레스를 최소화하자. 무슨 일이 있어도 건강은 지켜야 한다. 신체적 과로를 줄이고, 정신적상처를 피해야 한다.
이도저도 안 풀려 직장 이동을 실행할 경우, 최소 6달 이상 충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셋째,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자. 나쁜 면에도 깨달음과 교훈은 있다. 무의미한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못된 상사라도 얻을 건 있다. 있는 동안 최대한 배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여기서 살아남는다면 어디서든 살아남는다. 어떤 상사를 만난다 해도 이보다 나쁠 수는 없다. 그런데 세상에 100% 나쁜 놈은 없다.
모든 게 상사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내 문제도 있을 수 있다. 훗날, 상사가 되어 이 날을 떠올릴 때 ‘씨익~’ 웃을 수도 있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는 법이다. 과거의 상처를 씻고 나면, 더욱 견고한 기초가 마련될 수 있다.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죄를 미워하라!’
이후경 (후박사, LPJ 마음건강 대표)
[이코노미스트, 126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