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에 사람들은 코스닥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 투자 증시 상·하한폭이 30%로 확대되면서 위험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이런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유의할 점을 준비했다.
▤코스닥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
물가를 감안하면 마이너스 금리 시대다. 고수익·고위험 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코스닥 시장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기존 주식계좌에서 거래를 재개하는 투자자와 계좌를 새로 여는 사람이 늘면서 뭉칫돈이 몰렸다. 코스닥이 과거와 달라진 건 사실이다. 여러 차례 풍파를 겪으면서 체력을 길렀고 오랜 기간 꾸준한 실적을 내는 종목도 늘었다. 금융당국이 거래소 분리를 통해 코스닥 상장을 활성화할 방침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계도 뚜렷하다. 코스닥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이른바 작전세력에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테마주로 엮여 주가가 크게 흔들리기도 한다. 더구나 증시 상·하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됐다. 그만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환경일수록 개인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나친 펀더멘털 강조도 넌센스
최근 코스닥에서도 가치투자로 접근하는 방식이 거론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코스닥의 변동성이 큰 만큼 성장성에 매몰되기보다는 투자 시점의 주가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가치투자는 해당 종목의 특정 모멘텀보다는 내재가치를 따져 지금의 주가가 낮다고 보면 사고, 높으면 파는 투자 방식이다.
실적 전망을 중심으로 가치를 매기기 때문에 특정 이슈에 따른 변동성이 크지 않은 게 특징이다. 가치 투자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 수준이 기업의 내재가치와 비교해서 어떠한지가 향후 수익률과 직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특히 중소형주들의 경우 대형주보다 안전 마진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코스닥에서 지나치게 내재가치만을 따지는 것도 ‘넌센스’라고 얘기한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자체가 일정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높은 성장성을 기대하기 위한 시장”이라며 “펀더멘털만 너무 강조하는 건 코스닥에 투자하지 말란 얘기”라고 말했다. 이런 시각에서 코스닥 투자는 성장 기대감을 기본으로 하되, 재무구조를 꼼꼼히 살펴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종목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높은 단기 수익률을 기대한 ‘묻지마’ 투자보다는 분산투자의 일환으로 코스닥에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개인투자자에 의존하는 코스닥
여전히 개인투자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코스닥의 불안 요소로 지적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코스닥에서 개인투자자 비율은 87.6%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50%대다. 그만큼 코스닥은 아직 개인 위주의 시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인투자 비중이 크면 순환매가 적어 업종 전반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렵다. 더구나 코스닥은 종목 수가 많아 업종 내에서도 주가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솎아내고, 업종 내에서도 분산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개인 비중이 큰 코스닥에서는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 3일 기준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고액은 3조9155억원이다. 시가총액이 8배가량 더 큰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 잔고액(3조6846억원)을 웃돈다.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고가 유가증권시장보다 많은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말까지는 4거래일(지난해11월)을 제외하곤 늘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 잔고액이 많았다. 그러다 올 1월 초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고가 유가증권시장을 넘어섰고, 그 뒤로도 격차를 벌어지고 있다. 올해 초 거의 같은 수준에서 시작한 두 시장 간 신용융자 잔고액 차이는 2300억원가량으로 벌어졌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일정 금액을 증권사에 맡기고 주식을 매매한 뒤 빌린 돈을 갚는 거래다. 담보를 맡기고 외상으로 주식을 사는 셈이다.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고가 급증했단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코스닥의 상승을 기대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시장 전망과 별개로 신용융자는 결국 ‘갚아야 할 주식’이다. 높은 신용융자가 합리화되려면 코스닥 시장이 꾸준히 상승해야 한다. 주가 상승기엔 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일단 화살표가 꺾이기 시작하면 매물 부담이 가중돼 걷잡을 수 없이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코스닥펀드 수익률 낮게 잡아야
증시 가격제한폭 완화가 신용잔고의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증권사들은 신용융자로 투자 자금을 빌려준 뒤 투자자가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부족한 금액만큼의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이른바 ‘반대매매’를 통해 손실을 보전한다. 그런데 증시의 상·하한선 폭이 확대돼 변동성이 커지자 증권사들은 미상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설정해야 하는 담보 조건을 까다롭게 하거나 반대매매 시점을 단축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책을 마련했다.
엄준호 키움자산운용 리서치팀장은 “기존 신용융자의 만기가 끝나고 증권사의 새 기준이 본격 적용되기 시작하는 7~8월에 마진콜 규모가 커져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며 “신용비율이 높은 종목은 일단 주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 종목을 주로 편입하는 펀드에 투자할 때도 고려할 점이 있다. 올해 초 코스닥의 상승세와 함께 중소형주를 편입하는 코스닥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내기도 했다. 다만, 기대수익을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할 때보다 낮게 잡아야 한다. 코스닥펀드는 코스닥 종목에만 투자하는 게 아니다. 우량주와 섞어 편입하는 까닭에 코스닥지수 상승률보다 펀드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코스닥펀드 규모가 작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현대 대부분의 코스닥펀드 설정액은 20억~50억원 수준이다. 규모가 작은 만큼 운용의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결국 코스닥펀드도 다른 자산 투자와 병행해 분산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