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 시장 거품이 꺼지고 주식 시장이 급락하면서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는 중국인이 늘고 있다. 중국인의 해외 투자는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중국의 가계저축 총액은 약 1조4000억 달러(약 1570조원)에 이른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주식 시장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인들이 해외 투자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세계의 부동산·주식·채권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 연간 5만 달러의 해외 송금 제한,실제로는?
중국의 가계저축 대부분은 자국에 묶여있어 개인이 공식적으로 해외에 갖고 나가거나 송금할 수 있는 금액은 매년 5만 달러로 한정돼 있지만, 실제로는 비싼 수수료(최고 20%)를 물고 중개인을 통해 자금의 해외 이전을 하는 비공식적인 방법도 있다. 이렇게 비싼 수수료도 기꺼이 지불하는 중국인이 늘어나는 추세다.
연간 5만 달러의 해외 송금 제한을 피하려는 중국인을 단속하는 일은 상당히 까다롭다. 공산당 지도부와 가족('태자당') 등 정치적으로 연줄이 있는 집안은 수년 동안 처벌 없이 해외로 자금을 이전해왔지만, 앞으로도 그런 관행이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
부동산과 주식은 은행이 물가상승률과 비슷한 금리를 제공하는 현실에서 중국인이 활용하는 가장 흔한 저축 수단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가장 먼저 급락하면서, 중국인 투자자들은 해외 부동산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미국 부동산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외국인 중 중국인이 가장 많다.
▣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변경
규제가 완화되면서 중국에서 해외로 이전되는 자금은 더 늘어날 것이다. 중국 정부는 회색시장의 단속을 강화하면서 올해 하반기 6대 도시 거주자에게 해외 주식·채권·부동산 투자를 허용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정책 변경도 계획하고 있다. 정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민폐를 완전한 태환통화로 만드는 것이다. 자국의 부동산 시장이 둔화되고 주식 시장이 급락한다면 해외 투자는 더욱 매력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가계저축에 막대한 자금이 묶여 있을 때 대규모 해외 투자는 자본 이탈로 이어져 국가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 중국의 해외 직접 투자는 '통합'? '지배'?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그런 측면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자본 흐름의 급격한 자유화는 중국 GDP 중 15%(약 1조3500억 달러)의 순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에너지와 천연자원 부문이 해외 투자의 주를 이뤘던 중국 기업이 해외 자산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기업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뉴욕의 컨설팅업체 로디엄그룹과 베를린의 메르카토어 중국문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 직접 투자는 현재 6조4000억 달러에서 2020년 20조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세계 경제에 통합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하겠지만, 중국이 노리는 것이 정말 '통합'인 것인지, '지배'는 아닌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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