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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아파텔, 꼼꼼히 따져보고 계약하자!

아파트 같은 오피스텔, 이른바 '아파텔'이 늘고 있다. 특히 서울 도심이나 서울 위례신도시, 경기도 용인시 등 주택 수요가 많은 곳에서 분양돼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아파텔에서의 실거주가 목적이라면 따져봐야 할 점들이 적지 않다.


거실과 주방 방 2~3개를 들인 아파텔은 소형 아파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평면도 3베이, 4베이 등 아파트와 거의 유사한데다, 분양가는 주변의 소형 아파트보다 저렴해 신혼부부 등 젊은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아파텔을 사서 임대하려는 투자자도 있지만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 혹은 자녀가 결혼하면 주겠다며 계약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사실 아파텔을 분양받아 임대한다면 주변에 임대수요는 많은지, 주변 임대시세 대비 분양가는 적정한지 정도만 살피면 된다. 하지만 임대수익이 목적이 아니라 실거주가 목적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파텔은 아파트를 닮긴 했지만 관련법상 주택이 아니라 오피스텔이다. 따라서 업무용이라서 생기는 차이가 적지 않다.


▒ 아파텔의 법정 용어는 '오피스텔'


아파텔 전용률


우선 전용률이 낮다. 전용률은 주거전용 면적을 계약(공급)면적으로 나눈 것인데, 아파트는 전용률이 대개 80% 선인 반면 오피스텔은 50% 정도에 그친다. 아파트는 공급면적(전용면적+주거공용면적)을 기준으로 전용률을 산출하는 반면, 오피스텔은 계약면적(전용면적+주거공용면적+기타공용면적)이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전용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기본 관리비가 비싸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리비는 계약(공급)면적을 기준으로 부과하기 때문이다. 전용률이 90% 정도인 아파트와 84㎡(이하 전용면적)와 전용률이 50%인 아파텔 84㎡의 기본 관리비가 1개월에 ㎡당 1200원 정도라고 가정하면, 아파트는 기본 관리비가 1개월에 10만9200원, 아파텔은 20만1600원이 된다. 아파트의 공급면적은 91㎡ 정도인 데 반해 아파텔 계약면적은 168㎡나 되기 때문이다.


주택이냐 업무용이냐에 따라 생기는 차이는 또 있다. 아파텔과 같은 업무시설은 건축법상 서비스 면적인 발코니를 들일 수 없다. 이 때문에 아파트와 같은 84㎡ 아파텔이라고 해도 요즘 나오는 84㎡ 아파트에 비해선 많이 작다. 실제 사용면적을 기준으로 한다면 아파텔 84㎡는 주변 아파트 59㎡와 비교해야 한다.


▒ 상업용지에 들어서는 아파텔, 자녀 교육 문제 


오피스텔은 사실 편리한 점이 많다. 웬만한 가구·가전제품이 기본으로 갖춰진데다, 상업지역에 들어서 주거 편의성이 높은 편이다. 공공택지는 물론 기존 도심에선 땅의 쓰임새가 정해져 있는데 아파트 등 주택은 주거용지에, 오피스텔이나 상가와 같은 건물은 상업용지에 각각 들어선다.


아파텔 교육


문제는 상업용지 인근엔 어린이집과 학교가 거의 없다는 데 있다. 예외도 있지만 극히 드물다. 특히 상업용지에는 병원과 같은 편의시설은 물론 각종 술집 등 유흥시설이 대거 들어오기 때문에 사실상 교육은 포기해야 한다. 당장 아이가 없는 젊은부부가 아파텔을 계약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가 생기면 이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주변 상업용지를 모두 아파텔로 조성하는 예도 마찬가지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때는 관련법상 학교용지부담금(분양가의 0.8%)을 의무적으로 내야 하지만, 오피스텔은 업무용 시설이므로 이 같은 의무 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백석동엔 수천여 실의 오피스텔이 있지만 해당 구역 내에 학교가 없는 것도 그래서다.


해당 지역 교육청에서 특별히 요구하지 않는 한 수천, 수만여 실의 오피스텔촌을 조성한다고 해도 학교 용지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투룸 등 크기가 큰 아파텔을 대규모로 조성할 때는 주택과 마찬가지로 의무적으로 교육시설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전용률·관리비·교육문제·쾌적성 등 꼼꼼히 따져보자


상업지역은 용적률·건폐율이 높은 편이어서 주거 쾌적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1개 동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2개 필지를 묶어 개발한다고 해도 용적률이 높아 단지 내에 조경시설을 들이기 쉽지 않다. 일부 아파텔은 옥상 등에 조경시설을 들이기도 하지만, 아파트처럼 조깅이나 산책을 하기엔 적당치 않다.


같은 이유로 설계상 북향·서향 등 비선호 향이 분양 물량의 절반에 이른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처럼, 아파텔을 분양받아 임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직접 들어가 살려고 하는 실수요자라면 편의성 외에도 고려할 점이 많다. 전용률, 관리비, 교육 문제, 쾌적성 등을 따져보고 계약해야 후회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