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벌써 4분의 1분기가 지났다. 아직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몰라 갈등 중이라면 ETN에 주목해보자. 상장지수증권으로 불리는 ETN(Exchange Traded Note)은 한국거래소(KRX)에서 2014년 11월 거래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거래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났고, 투자자가 다양해지는 등 외형적 성장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부터 2017 선진국 투자형 ETN 상품 투자의 노하우를 알아보도록 하자.

ETN신탁

 

▎KB국민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은행에서도 ETN에 투자할 수 있는 ‘ETN 신탁’ 상품을 지난해 말 내놓았다. / KB국민은행 제공
ETN과 상장지수펀드(ETF)의 비슷한 점은 거래소에 상장돼 쉽게 사고 팔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둘 사이에 차이가 있다. 자산운용사가 내놓는 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가 무담보 신용으로 발행하는 상품이라는 점이다. 변동하는 지수 수익률에 따라 만기 시점에는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계약상 의무가 있는 증권(Note)이다. 확정 수익률을 지급하는 채권(Bond), 발행시 약정한 조건에 따라 확정 수익률을 지급하는 ELS(Equity Linked Securities), 실물 자산이 있는 펀드(Fund)와 구분된다.

투자자 입장에선 ETN도 사실상 ETF와 매우 유사한 ‘원금 비보장형 간접 투자 상품’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ETN은 ETF로 상품화하지 못했던 다양한 지수를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 미국 시장 투자에 있어 ETF가 S&P500 지수에만 투자하고 있었다면, ETN은 S&P500 지수 내에서 ‘대형 가치주’와 ‘대형 성장주’를 따로 골라 투자할 수 있기에 더욱 세밀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

 

ETN신탁

▎신한금융투자가 발행한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은 68%로 지난해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 신한금융투자 제공

 

은행도 ‘ETN 신탁’ 상품 출시로 시장 공략

 

ETN은 매매가 편리하고, 분산 투자가 가능한 점을 앞세워 전세계 주요 증권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2006년 바클레이즈(Barclays)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일반상품 지수를 추종하는 2개의 상품을 상장하며 ETN의 탄생을 알렸다. 일본도 2011년 바클레이즈의 ETN을 예탁증권(JDR) 형태로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거래에 들어갔다. ETN은 10년여 정도의 짧은 역사의 신종 금융 상품으로 주식·펀드·ETF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 ETN 시장에는 기관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전문 투자자의 거래가 많은 변동성 상품과 원자재 관련 상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4년 11월 10개 종목이 첫 발을 내디딘 이후 2015년 68개 종목, 지난해 54개 종목이 추가로 상장됐다. 3월15일 현재 132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발행 총액은 지난해 3조4300억원으로 2015년(1조 9500억원)에 비해 76%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원자재와 해외 주요국 상품의 적극적인 상장으로 글로벌 자산 배분이 가능한 수준으로 해외형 상품의 라인업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해외형은 전체 상품의 절반에 가까운 63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시장 인지도가 개선되고, 기관의 참여가 늘어나 지난해 하루 평균거래대금은 323억원으로 2015년보다 85% 증가했다. ETN 인지도 개선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는 거래 참여 계좌수는 2014년 698개, 2015년 4634개에서 지난해 2만1277개로 급증했다. 특히 개인 비중(2015년 50.9%→지난해 30.8%)은 감소하고, 금융투자회사 등 기관(2015년 0.6%→지난해 21%)의 참여가 늘어나 투자자 구성이 질적으로 향상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수익률은 30%로 나타났다. 이중 9개 종목이 해외형 상품인데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H)’으로 68%의 수익률을 냈다. 국내형은 시장대표형(5.1%)의 수익률이 양호했지만 업종섹터형(-8.3%)과 테마형(-5.9%)은 저조한 성적을 냈다. 반면 해외형은 국내형과 다르게 주식형(6.5%)은 물론 원자재형(2.5%)의 수익률도 양호하게 나타났다.

김수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출범과 금리 상승 이슈, 그리고 유럽의 각종 선거 등 글로벌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선진국 지역에 대한 해외 투자형 ETN, 환율 변동성 대처를 위한 환헤지형 ETN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실제한 ETN 도입으로 시장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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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뿐만 아니라 은행도 ETN에 대한 관심이 많다. KB국민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은행에서도 ETN에 투자할 수 있는 ‘ETN 신탁’ 상품을 지난해 말 내놓았다. 해외 주식과 채권·원자재 등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자산도 신탁을 통해 ETN에 투자가 가능하다. 중도해지 수수료 부담없이 언제든지 중도 해지를 할 수 있고, 환매시에는 4일 뒤 자금이 결제돼 8~9일 정도 걸리는 해외펀드에 비해 환금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ETN시장은 발행총액 5조원, 투자자 매출액 30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커지는 등 양적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질적 성장을 위한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2월9일 손실제한 ETN을 도입하고, ETN시장 진입·퇴출 요건을 개선하는 등 ETN 시장 활성화를 추진하기 위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및 시행세칙’을 바꿨다. 손실제한 ETN은 만기 시점에 추종하는 기초 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더라도 최저 상환 금액이 사전에 약정된 수준(예를 들어 발행금액의 70%)으로 지급되는 상품이다. 이에 따라 손실제한 ETN에 한해서는 코스피200 등 시장대표지수와 섹터지수를 기초지수로 사용하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코스피200 등 시장대표지수는 자산운용업계가 운영하는 ETF와 충돌을 방지하고, 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하기 위해 ETN의 기초지수 사용을 제한했었다.

김경학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증권상품시장 부장은 “거래소와 증권사가 공동으로 은행·보험·연기금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며 “증권사 간 합병이 마무리 되고 업계 전반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등 중장기적으로 ETN 수요 기반이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TN에 따른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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