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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이대호·최형우 250억원 ‘방망이 전쟁’ 시작된다

 

“李, 부드러움” vs “崔, 골반 회전력” ‘빅보이’ 이대호(35)가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열광적인 부산 팬들이 뜨겁게 환영한다.‘금강불괴(金剛不壞)’ 최형우(34)가 이적했다. 삼성에서 KIA로 갔다. 호남으로의 귀향이다. 이대호와 최형우는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앞으로 펼쳐질 프로 야구의 대 격돌, 함께 분석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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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봉으로 이대호는 25억원, 최형우는 15억원을 받는다. 잘나가는 대기업의 전문경영인 부럽지 않은 특급 대우다. 보통사람들은 꿈에서도 상상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이대호와 최형우는 프로야구 초창기 ‘이만수와 김성한의 대결’을 떠오르게 한다. 영호남의 토종 거포들이 자존심을 걸고 펼친 ‘타격 경쟁’을 이어간다. 이승엽과 심정수(전 삼성) 이후 시나브로 사라진 ‘토종 거포들의 대결’도 재현해야 할 주인공들이다.


▒ 복귀(復歸)-이대호의 유턴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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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는 롯데로 복귀하면서 ‘캡틴 완장’을 찼다. 책임감이 무겁다. WBC에 출전하느라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미안함이 남는다. 이대호는 팀의 최고참으로서 ‘하나’를 강조한다. 오랜 경험을 바탕 삼아 강팀의 첫째 조건은 ‘팀워크’라는 결론을 내렸다.

올해 애리조나 캠프를 진행하면서 이대호는 작은 것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훈련 전 스트레칭을 할 때 모자를 쓰거나, 쓰지 않거나 선택에 맡겼던 것을 이번엔 바꿨다. 매번 “다 같이 모자를 쓰자”며 잔소리를 했다. 외국인 선수도 예외가 아니었다. 레일리가 모자를 쓰지 않고 스트레칭을 하다가 이대호에게 지적받는 영상이 화제가 될 정도였다.

롯데 선수단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밝아졌다. 할 때와 안 할 때를 명확히 구분한다. ‘캡틴’ 이대호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선수단 미팅을 통해 때론 환하게, 때론 엄하게 강약을 조절하면서 ‘거인의 부활’을 재촉하고 있다.

이대호의 국내 유턴은 ‘롯데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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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적(離籍)-최형우의 귀향은 꿈

최형우가 꿈을 이뤘다. 해외를 거치지 않은 ‘토종 선수’로서 당당하게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일본이나 미국에 진출하지 않아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었다.

‘세상을 넓게 보자’, ‘오늘 웃고 내일 웃자’ 등의 각오를 문신으로 새겨놓은 최형우가 최고 자리에 올라섰다. KIA가 ‘4년 총 100억원’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최형우를 모셔 갔다. 최형우는 계약금 40억원과 4년 동안 연봉 15억원을 받는다. 스프링캠프의 호언(豪言)이 허언(虛言)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늘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지난 2월 오키나와에서 KIA 선수들과 짧은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뒤 WBC 대표팀에 합류했다. 대회를 끝낸 뒤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다시 ‘3할 30홈런 100타점’을 위해 뛸 것이다. 타자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한결 같은 목표다.

최형우는 2008년 늦깎이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 후 삼성이 통합 4연패 신화를 쓰는 데 주역으로 활약했고, 골든글러브도 3차례나 수상했다. 최고 타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하나 있다. 다름 아닌 MVP(최우수선수)다. KIA에서 남은 꿈을 이루려 한다.

 


▒ 경쟁(競爭)-‘어게인 2011’


경쟁은 필수다. 전쟁이다. 이대호와 최형우가 ‘진검승부’에 나선다. ‘100억원 시대’를 활짝 연 주인공으로서 ‘최고 타자’ 경쟁을 시작한다.

이들은 최고 타자로 등극하기 위해 2011년 1라운드 혈전을 펼쳤다. 막상막하,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똑같이 133게임에 나갔다. 이대호는 타율(0.357)과 최다안타(176개) 1위에 올랐다. 홈런(27개)과 타점(113개)은 2위였다. 최형우는 홈런(30개)과 타점(118개) 1위를 차지했다. 타율(0.340)과 최다 안타(163개)에서 2위에 머물렀다.

특히 최형우에게 의미 있는 한 해였다. 방출 전력이 있는 선수로서 최초 홈런왕에 올랐고, 프로 입단 이후 처음으로 전 경기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2010년 최고의 해를 보냈다. 프로야구 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남겼다. 도루를 제외한 공격 7관왕으로 MVP에 등극했다. 국내에선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었다. 국내에서 통산 11시즌 동안 1150경기에 나가 타율 0.309와 홈런 225개, 타점 869개를 남겼다.

WBC 대표팀에서 두 선수를 함께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순철 해설위원은 “늘어난 경기를 감안할 때 둘 다 언제든지 3할,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 위원은 이어 “이대호의 경우 부드러움이 장점”이라며 “어떤 공이든 자기 포인트에서 때려낼 수 있기 때문에 타율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흠잡을 데 없는 타격자세를 지녔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파워까지 겸비했으니 최고 타자로 올라설 수 있었고, 일본과 미국에서도 통했다는 진단이다.

 

 

▒ 변수(變數)-달라진 팀 사정 

‘바람의 아들’이란 별명과 함께 한국과 일본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종범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대호의 기량은 변함없지만 팀 사정이 달라진 것이 변수”라고 말한다. 이대호가 한창 잘나갈 때 롯데 타선에는 힘 좋은 가르시아와 홍성흔이 앞뒤에 포진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상대 투수들은 이대호를 피해갈 수 없었다. 승부를 걸어야 했고, 그래서 이대호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 위원은 이어 “올 시즌엔 황재균의 미국 진출까지 겹쳐 롯데 타선에서 큰 것을 때릴 만한 타자가 줄었으니 이대호를 피해갈 이유가 줄어들었다. 이럴 때 이대호가 어떻게 컨디션을 조절하고,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느냐도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순철 위원은 “최형우는 거의 스트라이드를 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골반의 회전력을 이용한 타격을 하기 때문에 좌우 투수에 구애받지 않고 좋은 히팅 포인트를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런 자세를 지녔기 때문에 기복도 크지 않다”고 말한다.

이종범 위원은 “최형우의 경우 방망이의 발사 각도가 어퍼스윙을 하는 듯한 스타일인데다 팔로스루(Follow Through)가 이상적이기 때문에 좋은 홈런과 타점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절정에 오른 기량을 앞세운 ‘좌 형우-우 대호의 2라운드 대결’은 올시즌 팬심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 호재임이 분명하다.이순철 해설위원은 ‘팀 성적 효과’에선 최형우에게 살짝 높은 점수를 줬다. KIA는 최형우의 영입으로 오른손 타자 일색이던 중심타선에 변화가 일어났고,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주찬·나지완·이범호 등이 최형우의 앞뒤에서 강한 타선으로 거듭날 것이다. 다만 최형우가 좌익수로 나갈 때 생기는 수비의 교통정리가 어떻게 안정화되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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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행(興行)-1000만 시대의 쌍두마차


롯데는 이대호가 고군분투하면서 끌고 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뒤에 확실하게 방망이의 힘으로 상대 투수들을 위협할 수 있는 타자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순철 위원은 “이대호는 개인 기량을 떠나 롯데가 얼마나 팀 성적을 올려줄 수 있느냐가 개인기록을 유지하는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한다.

KBO리그는 지난해 역대 최초로 관중 800만 명을 돌파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올해 관중 목표는 850만 명 정도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좌 형우-우 대호’가 2011년처럼 뜨거운 타격 대결로 쌍끌이 관중몰이를 해낼 때 목표 달성도 가능하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선수와 팬들이다. 한국프로야구는 ‘몸값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젠 ‘관중 1000만 명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2017 프로야구는 3월 31일 대단원의 막을 열고 6개월의 장기 레이스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