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는 스마트폰 시대에 기존과 다른 방식의 금융을 적용하여 소위 '대박'을 쳤다. 생겨난지 한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금융시장을 흔드는 신흥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론 기존 금융 강자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다. 뿌리부터 변화를 되뇌이며 기존의 아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 안에서 새로운 변화와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 변화의 시대, 기존 금융 시장 플레이어들의 모습은 어떨까? 그중에서도 요즘 사람들이가장 많이 접하고 있는 카드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살펴보고, 순위를 매겨봤다.
모바일 인터넷 사용 비중이 커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현재 세계 모바일 인터넷 이용률은 51.2%로 PC 인터넷 사용률(47.8%)을 추월했다. 인터넷 사용 플랫폼이 모바일로 옮겨지면서 기업들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은 물론 사용자 접근성·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모바일 앱을 잘 만들고 적극 활용하고 있을까. 앱의 이용편리성과 콘텐트 등을 종합 분석해 사용자 환경(UI)을 점검하고 비교·평가한다. 평가 대상은 안드로이드와 iOS버전을 모두 제공하고 이용률이 높은 업권별 경쟁 기업의 앱이다. 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가 분석·평가를 맡았다.
삼성카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은 콘텐트와 디자인 부분에서 사용자 환경(IU)이 우수했다. 메인 화면에 있는 다양한 메뉴와 화면 상단에 있는 검색 기능이 있어 검색하기가 수월했다. 신한카드는 이용안내, 화면별 도움말 등과 같은 서비스를 구성해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카드사 홈페이지에 접속하지 않아도 모바일 앱에서도 일시불을 할부로 전환하거나, 대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카드는 나만의 카드, 혜택별 카드 찾기 등 카드 정보 조회와 서비스 신청 기능이 없어 사용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졌다.
고객 흡인력, 비즈니스 기능, 콘텐트, 디자인, 기술성의 5개 항목에서 삼성카드 앱 점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84.3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신한카드(83.7점)·KB국민카드(82.7점) 순이었다. 우리카드 점수는 72.3점으로 9개 신용카드사 앱 가운데 최하위였다. 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가 7월 17일부터 2주 동안 상위 신용카드사 앱 9개를 비교 평가한 결과다. 이 평가를 총괄한 문형남 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 대표는 “카드사 이용자들이 많은 만큼 콘텐트가 다양하다”면서도 “사용자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관심 상품을 추천하는 기능이나 앱 사용 안내와 같은 부가서비스 기능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A(Attraction): 고객 흡인력 | 1위 신한카드 ★★★★★ 90.8점, 9위 현대카드 ★★★☆☆ 69.7점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고객이 자주 묻는 질문(FAQ)이나 화면별 이용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하나카드는 따로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아도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입력으로 로그인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앱 최초 실행시 본인 인증을 거쳐 비밀번호 설정을 하면 로그인이 가능하다. 불편사항이 있는 사용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MS)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통창구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기존 앱 내 메뉴로 제공하던 롯데멤버스 서비스를 현재는 별도 앱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충분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개선이 필요했다. 씨티카드는 공지사항, 새 소식, 이벤트 관련 정보가 기준 없이 혼재돼 있어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는 데 불편했다.
B(Business): 비즈니스 | 1위 신한카드 ★★★★★ 86.7점, 9위 NH농협카드 ★★★★☆ 66.3점
신용카드 앱에서 기본은 결제·이용내역 조회와 카드정보, 부가서비스신청 기능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이 부분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신한카드는 대면채널과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가능했던 할부 전환이나 당일·연체결제도 모바일 앱에서 가능했다. 현대카드는 카드정보만 알아보려 해도 로그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카드사 고객이 아니면 불편함이 있었다. 우리카드는 카드신청 발급에 제한이 있었다.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카드신청을 위한 전화상담원 또는 모바일 전용 카드신청 서비스가 필요했다.
C(Content): 콘텐트 | 1위 삼성카드 ★★★★★ 92.1점, 9위 우리카드 ★★★☆☆ 60점
콘텐트 점수가 가장 높은 삼성카드는 금융, 생활서비스, 제휴 혜택, 자동차 할부 등 메뉴가 다양하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는 고객들의 이용패턴 분석과 후기 작성, 테마별 가맹점 검색이 가능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콘텐트 점수가 가장 낮은 우리카드도 본인의 카드 결제내역을 분석한 통계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통계리포트는 최근 3개월 간 카드 구매건수가 많은 업종을 도표로 제공한다. 씨티카드는 고객들의 이용 빈도수가 높은 가맹점, 가맹점 지도보기, 혜택조회 등을 제공해 정보의 다양성을 높였다.
D(Design): 디자인 | 1위 삼성카드 ★★★★★ 90.3점, 9위 현대카드 ★★★★☆ 73.5점
삼성카드 앱은 흰색과 푸른색의 컬러로 회사의 이미지를 잘 전달했다. 로딩화면에서도 삼성카드의 숫자카드를 표현하는 숫자를 나열해 독자성을 잘 나타냈다. 롯데카드 앱 메인 화면은 간결한 디자인 중심인 메트로UI를 사용했다. 또 특정 아이콘의 크기를 확대하고, 아이콘 배열을 원하는 대로 변경할 수 있어 사용하기 편리했다. 현대카드는 전반적으로 터치, 슬라이드, 트럼프 카드 넘기기 등 생동감 있는 인터랙션(Interaction) 디자인을 구현했다. 삼성카드는 페이지 간의 이동을 줄이고 아래로 펼쳐보기, 접기 형식의 디자인으로 편리성을 극대화했다. 씨티카드는 페이지별 화면 구조의 일관성이 부족해 정보 탐색에 혼란을 줄 수 있었다. NH농협카드는 메인 화면에 기업명 크기가 지나치게 작아 디자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Engineering): 기술성 | 1위 KB국민카드 ★★★★☆ 75점, 9위 롯데카드 ★★★★☆ 66.4점
삼성카드는 보안 관련 기능이 우수했다. 만약 먼저 사용하던 PC에서 삼성카드 홈페이지 로그아웃 없이 종료하고 다른 모바일 기기로 로그인할 경우 사용이 일정 시간 동안 제한된다. 신한카드도 정보보호 서비스, 카드사용 알림 서비스, 이중 로그인 제한, 중요 화면 보호 등 필수적인 보안 기능을 다양하게 구축했다. KB국민카드는 스마트폰 사용이 미숙한 사람들을 고려해 앱 내 음성 인식 기술을 적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하나카드는 앱 실행시 다른 카드사 앱보다 메인 화면 로딩까지의 시간이 길어 보완이 필요했다.
※ 어떻게 조사했나 : 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는 2000년에 정부 지원으로 설립된 국내 유일의 홈페이지·앱 컨설팅 평가기관이다. 문형남 소장(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 전공 교수)이 이끄는 웹발전연구소는 2013년 독자적인 앱 평가모형(SM-ABCDE)으로 특허를 받았다. 고객흡인력·비즈니스기능·콘텐트·디자인·기술성 5개 대분류, 30개의 중분류로 나눠 정밀하게 평가한다. 평가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교수 자문단과 전문가 패널 13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