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세를 보이던 금값이 최근 세계 정세 변화, 달러 강세 등의 영향을 받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투자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자산관리 방법이었던 금값이 하락하면서 금펀드 수익률도 마이너스이다. 이렇게 금값이 떨어졌을 때 투자를 해보면 어떨까? 시중에는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아직은 신중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표급 안전자산 급

 

금은 위기 속에 빛을 발하는 자산이다. 금융위기가 터지거나 전쟁 위험이 불거지면 여지없이 몸값이 오르는 ‘대표급’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던 2011년 9월에는 1온스당 1900달러대로 치솟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 안전자산 금이 투자자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유가가 뛰고, 니켈과 구릿값도 오르는데 나홀로 약세다. 4월까지 만해도 한반도 전쟁설 등으로 급등세를 보이더니 최근에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금값이 내리면서 금에 투자한 금펀드의 수익률도 대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금값이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이 금 투자 적기라는 주장도 나온다. 금값 안정세의 원인인 달러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지긴 어렵기 때문에 1~2년 장기 투자를 생각한다면 가격이 내린 지금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금시장 시세와 거래량

 

달러 강세 속에 금값 약세

 

금값은 4월까지만 해도 급등세를 보였다. 4월 한반도 위기설이 확산하면서다. 물론 국내 금값만 오른 건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 세계 경제가 시리아 내전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행보 등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되자 국제 금값도 크게 올랐다. 국제 금값은 4월 1온스당 1350달러 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 29일) 1142.43달러에 비해 13%가량 뛴 수치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1g당 4만3000원까지 내렸던 국내 금값도 4월에는 4만6000원을 회복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완전히 딴 판이다. KRX에 따르면 6월 21일 국내 금값은 4만5203원으로 4만5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국제 금값 역시 1온스당 1300달러 선이 무너진 128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내 금 시세가 예전 같지 않은 건 최근 국제 정세의 영향이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줄었다.

 

무엇보다 금 시장을 식게 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강한 달러’다. 금값은 일반적으로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 상승에 비례해 움직인다. 금은 국제시장에서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가치 여부가 금값을 좌우하는 것이다. 달러가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오른다. 살아나는 미국 경기, 덩달아 오르는 물가, 이로 인해 본격화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값이 내리고 있는 것이다. 금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금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증권정보회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4.02%로 40개 펀드테마 중 꼴찌를 기록했다. 최근 1년 수익률 역시 -4.55%로 최하위다. 금펀드가 속한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2.39%인 것을 고려하면 평균에도 한참 뒤처지는 성적표다. 이 회사가 3월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최근 6개월 테마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금펀드는 -4.19%로 꼴찌였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하다. 우선 안정세를 이어간다는 측은 금값이 상승하려면 달러화 가치가 다시 떨어져야 하는데, 미국의 경기 회복세를 보면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든다. 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금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금 투자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이 통화긴축에 가속페달을 밟는 것도 금값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금리의 상승은 곧 돈의 가치 상승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금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물자산은 상대적으로 투자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가속화가 예상되는 하반기는 실질 금리가 오르면서 금값은 더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통화긴축에도 위험자산 헤지 수단으로 금이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통화정책 변화는 주식시장 등 금융자산 변동성을 높여 위험자산을 헤지하는 수단으로서 금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5년여 만에 금을 매수하라는 의견을 내놨다. 물가가 오르고 뉴욕 증시 조정 위험이 커지고 있어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진 킹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과거 여섯 차례 금리 인상기 중 네 차례는 금값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올해 추가로 금리를 올리겠다고 한 만큼 금리와 함께 금값이 뛸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골드만삭스가 금 매수 의견을 내놓은 건 5년 만이다. 수급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환경 규제로 인한 광산생산 감소로 금 공급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일부로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금 투자를 고려한다면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전자산인 건 맞지만 다른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전체 자산에서 10~20% 정도 비율을 잡고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 하지만 금을 현물로 살 경우 1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는데, 되팔 때는 돌려받을 수 없는 만큼 금값이 10% 이상 오르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물로 금을 사는 것은 투자 수익보다는 자산가치 저장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나 일반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파는 금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은 무엇보다 장기적 추세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절세 효과 등을 고려해 자산 포트폴리오에 일부 편입하는 전략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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