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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해외여행 시 쇼핑할 때 신용카드 알뜰 사용 요령은?

해외 신용카드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의 카드 사용액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여행에서의 쇼핑 요령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특히 해외에서 국내 카드를 사용할 때 신중한 구매를 기한다면 같은 가격의 제품을 구입해도 비용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환율의 변동 때문에 실제 청구되는 금액이 나라마다, 카드사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카드결제 대금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카드 사용액과 환가료, 해외 이용 수수료다. 카드 사용액은 본인이 구매한 제품의 판매가격을 의미한다. 소비자가 100달러짜리 제품을 구매했을 때 그 가격이다. 그런데 100달러를 냈다고 무조건 100달러어치 원화가 청구되는 건 아니다. 환율 변동이 영향을 미친다. 


해외에서 카드를 긁으면 카드 사용 당일 돈이 청구되지 않는다. 비자·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 카드사가 국내 카드사에 거래내역을 접수하는 날 청구된다. 기간은 통상 3~7일이 걸린다. 따라서 일주일 이내 환율 하락이 예상될 때 신용카드를 쓰면 유리하다. 전쟁 등으로 단기 환율 폭등이 우려된다면, 아예 신용카드는 지갑에 넣어두고 현금을 쓰는 게 좋을 수 있다.


신용카드


카드 결제 때 현지 통화와 원화 결제 중 어느 화폐로 결제할지 선택할 수 있다. 이 때 무조건 현지 통화 결제가 유리하다. 복잡한 해외 결제 프로세스 때문이다. 원화로 결제하면 해외 가맹점은 원화 결제 대금을 현지 통화로 전환해 글로벌 브랜드 카드사에 청구한다. 


글로벌 브랜드 카드사는 현지화 청구대금을 달러화로 바꿔 국내 카드사에 청구한다. 국내 카드사는 이를 회원에게 다시 원화로 청구한다. 결국 해외에서 원화로 결제하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3번이나 환전 수수료가 붙는다.

이처럼 해외에서 현지 통화 대신 원화 결제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전문용어로 ‘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 서비스’라고 한다. DCC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추가되는 수수료는 결제금액의 3~8% 수준이다. 100만원짜리 제품을 구입했다면 3만~8만원 정도 추가 부담이 생긴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우리나라 소비자가 DCC서비스를 이용해 지불한 추가 수수료는 모두 185억원으로 추산된다.

해외에서 카드를 긁으면 물건값(×환율+환전 수수료)만 내는게 아니다. 카드사들이 떼어가는 수수료가 있다. 우선 외국환 거래를 할 때 금융사가 자금 부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수수료를 받는데 이를 ‘환가료’라고 한다. 해외에서 카드를 결제한 이후 카드사에 실제 대금을 납입할 때까지 시차가 있는데, 이 기간에 환가료가 부과된다. 다만 환가료는 국내 카드사가 비자·마스터카드 등 국제 브랜드 카드사에게 지급하기 때문에 카드사별로 큰 차이가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비용’이란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 추가로 붙는 ‘국제 브랜드 사용 수수료’는 다르다. 조금만 신경 쓰면 새는 돈을 아낄 수 있다. 국제 브랜드 사용 수수료란 비자·마스터 등의 결제망을 이용했다는 명목으로 국제 브랜드 카드사가 징수하는 사용료다. 수수료는 브랜드 별로 다르다. 신용카드에 박힌 국제 브랜드 카드사 로고를 보면 본인 카드가 어느 결제망을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해외에서 카드를 꺼낼 때 신용카드 앞면이나 뒷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사용료를 가장 비싸게 받는 곳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이하 아멕스)카드다. 카드 결제 금액의 1.4%를 추가로 가져간다. 이에 비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자·마스터·다이너스클럽은 결제금액의 1%를 떼간다.

이를 아끼려면 BC글로벌·은련카드·JCB카드 결제망을 이용하면 된다. 주로 아시아권에 가맹망을 구축한 이 카드사들은 해외 결제 때 별도의 국제 사용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다만 비자·마스터카드에 비해 유럽 지역에 확보한 가맹점이 상대적으로 적다. 유럽 지역 여행자라면 여행 중 불편을 느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BC카드 관계자는 “유럽 지역 가맹점이 상대적으로 적은 건 사실이지만 주요 호텔·관광지·면세점과는 대부분 계약을 했다”며 “관광지에선 비자·마스터카드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일본 등 아시아 지역은 오히려 비자·마스터보다 가맹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또 수수료가 추가된다. ‘해외 사용 수수료’란 명목으로 국내 카드사들이 가져가는 돈이다. 국제 브랜드 로고뿐만 아니라, 어느 카드사에서 발급받았는지도 따져야 한다는 말이다.


신용카드 해외 사용 수수료


국제 브랜드 사용 수수료

우선 하나SK카드와 우리카드는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결제금액의 0.3%를 떼간다.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수료율이다. 씨티카드·KB국민카드·NH농협카드도 해외에선 되도록 지갑에 넣어두는 게 좋다. 결제 금액의 0.25%를 수수료로 부과한다. 롯데카드·삼성카드·KEB외환카드는 이보다 해외 사용 수수료율이 낮다. 


해외 사용 수수료율은 0.2%. 신한카드와 현대카드(0.18%)도 저렴한 편이다. 국내 카드 발급사 중 해외 사용 수수료가 가장 비싼 카드도BC카드사지만 저렴한 곳도 BC카드다. IBK·NH·스탠다드차타드·우리은행·대구은행·부산은행·경남은행·KB·씨티·신한·하나SK 등 국내 11개 금융사에서 발급하는데, 발급 금융사에 따라 수수료율이 다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BC카드를 발급하면 국내 최대인 0.35%의 수수료를 문다. 이와 달리 IBK 기업은행·신한카드에서 BC카드를 발급할 경우 국내 최저인 0.18%만 내면 된다.

예를 들어 환율과 환전수수료를 제외하고 해외에서 100만원 짜리 제품을 구매했다고 치자. 아멕스카드 결제망을 이용하는 하나SK빅팟카드를 긁으면 아멕스카드 수수료(1.4%)와 하나SK 카드 수수료(0.3%)가 붙어 101만7000원을 내야 한다. 같은 제품을 신한카드 레이디베스트카드(마스터카드 결제망 이용)로 사면 마스터카드 수수료(1%)와 신한카드 수수료(0.18%)가 붙어 101만1800원이 부과된다. 


이에 비해 IBK기업은행 발급 BC카드(은련카드망 이용)는 추가수수료가 1800원에 불과하다. 결국 국내외 카드사들이 떼어가는 수수료를 고려하면, 국제 브랜드 결제망이 BC글로벌·은련·JCB카드이면서 BC카드를 발급한 은행계 카드가 해외에서 카드를 쓸 때 가장 저렴하다.


다만, 해외 사용 금액에 포인트나 할인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가 있다는 점이 변수다. 해외 이용 수수료를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캐시백 등으로 보전 받으면 오히려 유리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카드의 삼성카드3는 해외 가맹점에서 사용한 금액에 대해 국내 사용의 경우보다 포인트를 2배 더 적립해 준다. 같은 제품을 국내에서 살 때 포인트가 1% 적립된다면, 직접구매(직구)나 해외에서 살 경우 2% 적립해 준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원화 환산 수수료를 줄여주는 카드도 등장했다. KEB외환카드가 출시한 달러페이카드는 해외 카드 이용금액을 미국 달러화로 바로 결제해주는 카드다. 국제 브랜드 카드사가 국내 카드 발급사에게 미화로 대금을 청구하고, 국내 카드사는 소비자에게 다시 원화로 대금을 청구하는데 이 과정에서 두 번 환전되는 과정을 한 번으로 줄였다. 덕분에 절감되는 수수료는 약 1%포인트 안팎이다.



사진출처: 신용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