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디서나 부동산은 매우 값비싼 재화예요. 그래서 집을 마련할 때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장만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따라서 은행 금리는 부동산 가격 변동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금리가 높으면 이자에 대한 부담 때문에 선뜻 주택 구입에 나서기 힘들어 부동산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금리가 낮으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부동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어요. 자세히 알아볼까요? 

 

부동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부동산 투자자에게 ‘금리 인상’이라는 비상이 걸렸다. 미국이 금리 인상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한국도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중간선거가 끝난 후 처음 열린 금리 결정 회의에서 12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의 점도표(금리 인상 횟수 전망)는 3회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 연 3%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한국의 금융시장은 미국에 후행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인상 정도가 문제일 뿐 한국도 일정한 시차를 두고 올릴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오른 후 1년째 1.50%에 머물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9년 국내외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은행이 한 차례 정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부동산 시장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시중금리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부동산가격과 반비례 관계인 금리 상승은 금융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투자수익률을 끌어내리고, 이것이 거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물경기 급랭 가능성까지 겹쳐

 

아파트

부동산 시장에 금리 인상은 최대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실물경기가 그나마 받쳐준다면 인상 충격을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년 실물경기 급랭 가능성이 있어 금리 인상에 따른 악영향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다만 금리 인상에 따른 파장은 상품마다 다소 반응이 다를 수 있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개발·재건축이나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투자용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또 시중금리와 비교 우위를 통해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수익형부동산도 수요 감소 등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들 상품 중 임대료가 극히 낮은 지역이 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금리가 오르면 임대료를 받아서 대출 이자를 내고 남는 수익이 확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른바 ‘역(逆)레버리지 효과’다.

 

대지지분이 많지 않고 단순한 임대소득만을 추구하는 구분 상가나 오피스텔도 악영향을 받을 게 분명하다. 수익형부동산은 물론 아파트 시장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라도 과거와 달리 대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이들이 많이 몰리는 중소형 아파트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 가뜩이나 공급 물량이 많고 대출 규제로 대출 자체도 되지 않는 마당에 실수요까지 위축되면 일부 지역에서는 역(逆)전세난이나 아파트값 하락으로 홍역을 치를 수 있다.

 

이와 달리 토지 면적이 많아 자본이득 기대가 높은 다세대·다가구주택이나 꼬마빌딩, 사무용 빌딩은 상대적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레버리지가 많지 않은 토지 시장 역시 상대적으로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형부동산이라도 임대료가 잘 나오는 역세권 알짜 지역도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은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더라도 이를 상쇄할 수 있다.

 

금리 인상과 관련된 이슈는 소비자에게 결국 빚의 문제로 이어진다. ‘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라는 속담에서 보듯 옛날에도 돈의 힘은 대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소불위의 위력을 발휘하는 요즘에 비하면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오늘날 금융 자본주의는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이다. 돈은 영화 [반지의 제왕]의 절대반지처럼 막강한 힘을 가진 존재다.

 

절대반지만 있으면 욕망하는 것을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나에게 주어진 돈은 없다. 이 때 남의 돈, 즉 빚을 쉽게 떠올린다. 빚은 나의 욕망을 쉽게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지렛대이기 때문이다.사람들은 대체로 빚을 낼 때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투자 성공 시나리오만 가득 찬다. 행운까지 따라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면서 리스크(위험요소)는 무시해버린다. 운은 과대평가하고, 위험은 과소평가하는 셈이다.

 

미래에 대한 지나친 낙관주의는 자기 과신으로 쉽게 이어진다. 그 결과 과도한 빚을 끌어들여 무리한 베팅을 감행한다. 가격이 오를 때에는 빚이 많을수록 수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는 항상 성공만 하는 게 아니라 실패도 있는 법이다. 실패를 해도 내 돈이 많이 남아 있다면 충격은 덜하다. 하지만 투자금액의 상당 부분이 빚이라면 나락으로 쉽게 떨어진다.

 

빚은 잘만 쓰면 영화 [워낭소리]의 누렁이 소처럼 원하는 수익을 올리는 데 큰 힘이 되지만, 지나칠 때는 파멸을 부르는 괴물이 된다. 경제사학자이자 하버드대 교수인 니얼 퍼거슨이 “경제의 핵심은 수익과 부채의 균형”이라고 말했던 것도 이 때문이리라. ‘집 가진 가난한 사람’을 뜻하는 ‘하우스 푸어’ 문제도 결국 빚의 문제다. 내 돈으로 집을 산 사람에게는 하우스 푸어란 말 자체가 안 맞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부채주의 시대(Debtism, 빚으로 수익을 내서 빚을 갚는 시대)’는 외줄타기 광대처럼 조마조마한 삶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다. 한 때 빚을 내는 게 돈을 버는 것이라는 ‘빚테크’라는 말이 있었다. 빚테크는 집값이 크게 오를 때 남의 자본을 최대한 끌어들이는, 말하자면 지렛대를 통해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부동산 대세 상승기에는 빚테크도 유효한 방법으로 칭송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값이 크게 오르기 힘든 저성장 체제에서 과도한 빚은 자신을 몰락으로 내몰 수 있다. 물론 부채라고 해서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는 신용카드 빚과 투자를 위한 빚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령 소비를 위해 쓰는 신용카드 빚은 ‘나쁜 빚’, 임대료를 받기 위해 건물을 구입하는 빚은 ‘좋은 빚’이라고 했다.

 

그는 좋은 빚을 활용해 투자한 주거용 부동산과 상업용 부동산이 모두 1400채에 이른다. 투기 목적보다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노린 부동산 투자다. 하지만 최근에 그가 운영하는 회사의 파산소식이 들려왔다. 파산 이유야 어떻든, 부자 아빠가 되기 위해 벤치마킹에 나섰던 평범한 샐러리맨 입장에서 배신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기요사키의 명언도 가려서 들을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소비를 위한 빚이든, 투자를 위한 빚이든 적정량이 중요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목적으로 돈을 빌리더라도 빚이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바위덩어리라면 그것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된다.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집을 살 때에도 집값의 30% 이상 빚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큰 빚을 내서 내 인생을 돌려놓을 한 번의 대박을 꿈꾼다면, 이런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때 이런 격언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빚은 남을 위해 사는 인생이지만, 저축은 나를 위해 사는 인생이다.’ 자칫 ‘영혼의 감옥’이 될 수 있는 부채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말이다.

 

자기 자본 비중 높여야

 

주택

내년 부동산 시장은 대체적으로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 같다. 금리 인상은 물론 종부세·양도세 강화, 대출 규제 등 악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안갯속 시장에서는 가급적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안전 투자의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남의 돈을 빌려 투자하는 레버리지 극대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동산을 살 때 자기자본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

 

내 돈으로 투자한 사람들은 가격이 하락해도 마음이 덜 불안하다. 침체기에는 ‘돈’에다 ‘집’을 맞추는 알뜰·실속 소비가 좋다. 그래서 대출금은 집값의 30% 이내에서 빌리는 게 좋을 것 같다. 또 매달 갚은 대출 원리금이 월급여의 30% 이내가 바람직하다. 레버지리는 결과를 확대할 뿐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 ‘연을 날 릴 때는 연줄을 모두 풀지 않는다’는 증시 격언은 교훈적이다. 내년은 이래저래 살얼음 걷듯 조심조심한 접근이 좋을 것이다. 아예 쉬는 것도 좋은 투자일 수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부동산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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