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월간중앙

유럽의 가장 아름다운 도시, 프라하의 매력을 찾아서!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히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 이곳은 단 한 번 뿐인 인생을 즐길 줄 알고, 돈보다도 행복과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이 살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 외국인들도 한 번 방문하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프라하의 매력에 빠져보자.


음악, 문학과 같은 예술,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 유럽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야경 등 볼거리가 너무나도 많은 아름다운 도시 프라하. 많은 관광객들은 프라하를 방문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것을 발견하도 새로운 유혹에 빠지곤 한다. 사람들은 프라하의 무엇에 매혹되는 것일까?



프라하만의 묘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우선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떠올릴 수 있다. 카렐 다리 위에서 보는 프라하의 야경마저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맛볼 수 없는 광경과 분위기를 연출한다. 극장이나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 골목길 등 어디를 가도 묘한 분위기가 배어 나온다. 로마네스크·고딕·르네상스·바로크·로코코·아르누보 양식에서 포스트모더니즘에 양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조의 건물이 즐비하다.


괴테는 프라하를 '황금의 도시'라고 칭송했다. 해 질 무렵 프라하의 남산인 페트르진 언덕에 올라 시가지를 바라보면 수많은 첨탑과 붉은 지붕이 금빛으로 반짝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프라하의 분위기에는 뭔가 이국적이고 매력적인 맛이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예부터 황제뿐만 아니라 음악가, 예술가, 작가, 시인들은 프라하에 와서 살고 싶어했다. 프란츠 카프카나 밀란 쿤데라 같은 작가를 배출한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카프카 문학의 이해를 위해서는 프라하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건축 예술 체코 프라하


프라하는 음악·건축·미술·문학의 도시로도 불린다. 거리와 골목이 살아 움직이는 박물관도 같다. 프라하는 유럽에서 조약돌 길이 가장 많다. 전쟁이나 자연재해에 의해 부서지지 않아 각종 건축양식의 오리지널 건축물이 가득해 유럽 건축학도들의 메카이기도 하다.


이러한 프라하의 진면목을 느끼고 싶다면 패키지 여행에서 빠져나와 혼자서 골목을 배회해봐야 한다. 프라하의 건축물 하나하나에 상징과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라하에 왔다면 오페라나 인형극, 콘서트 등을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


▒ 예술의 도시 프라하


프라하 어디를 가나 나오는 이야기는 아르누보에 관한 것이다. 프라하에는 유럽 아르누보의 창시자이자 대가였던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의 박물관(미술관)이 있다. 모라비아 출신인 무하는 1895년 파리 르네상스극장에서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를 알리기 위한 석판 포스터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인물이다.


프라하에서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유행했던 각종 아르누보 양식의 실험 건축물을 즐길 수 있다. 입체적인 그림·조각·가구·건축물이 즐비하다. 구시가지에 있는 입체주의 박물관을 찾아가면 전시된 입체주의 가구와 그 건물 자체가 방문객을 매혹한다.


음악 예술 체코 프라하


유럽 어느 도시를 가도 체코 프라하보다 하루에 공연되는 클래식 음악회가 많은 곳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그가 체코인이면 음악인이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는 국민이다.


체코에는 스메타나와 드보르자크 외에도 피비히, 포에르스터, 야나체크, 마르티누 등 수많은 위대한 작곡가의 전통이 있다.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연주가가 수많은 것은 물론이다. 이곳에서는 모임이나 행사, 축제에서 음악이 빠지는 경우가 없다.


오스트리아의 궁정에서 냉대를 받던 모차르트가 프라하에서 대환영을 받은 것도 프라하 사람들의 음악적 수준과 실험정신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모차르트는 프라하의 정신적 시민이 되었고 그가 머물던 곳에는 지금 모차르트 기념박물관이 서있다.


체코 프라하 모차르트 스타보브스케


▒ 에로티시즘과 포르노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도시


파리에 거주하는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가 한 말처럼 프라하는 무척 야하고 에로틱한 도시이기도 하다. 주변에 널려있는 누드촌이 이를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주로 호수가에 자리 잡은 프라하 누드촌은 느슨한 울타리로 경계선이 만들어져있어 한 쪽에서는 수영복을 입은 채로, 다른 한쪽에서는 수영복을 벗은 채로 선탠과 산보를 즐기는 곳이다. 우리네 잣대로는 잘 이해가 안 될 수 있지만, 중세 때부터 내려온 전통적 유산이라고 한다.


체코 프라하 삶


프라하 선술집에서는 토플리스 웨이트리스를 만날 수 있고, 중세 미술관에 가도 젖가슴을 반쯤 내어놓은 성모 마리아의 성화를 볼 수 있다. 어느 대학 기숙사 지하의 술집을 겸한 식당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미인을 초청하여 벌어지는 에로틱 쇼를 볼 수 있다.  


지상파 공공TV의 일기예보에서는 여성이 나체로 나와 브래지어와 속옷 등 옷을 하나씩 입으며 일기를 예보한다. 다 입고 나서는 내일 날씨가 어떠하니 이러한 색깔의 의상을 권한다고 말한다. 이제는 남자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체코는 이렇게 건전하면서도 리버럴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일상생활이 에로티시즘과 포르노의 경계에 걸쳐 있다.


결혼과 이혼, 또다시 결혼 또 이혼, 또 결혼 이러한 삶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곳 역시 프라하다. 이곳 사람들은 이혼 이후에 서로 원수가 되는 게 아니라 다시 만나서 식사도 하고 잠을 자는 경우도 있다.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니 아등바등하지 않고 즐기며 사는 풍조 같다.


음악 예술 체코 프라하 삶


그렇다고 가족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1989년 개방 직후 체코 사람들은 금요일 오후에 좀처럼 다른 사람들과 약속하는 걸 꺼려한다. 대신에 가족 단위로 짐을 꾸려 주말농장이나 별장으로 간다. 


그들은 일주일 내내 주말에 어디 갈지를 놓고 고민하고 준비하며, 1년 내내 여름휴가 계획을 세운다. 돈보다 가족 또는 자신의 휴가와 쉼, 취미 생활이 더욱 중요한 가치인 것이다.


한국에 갔다 온 대부분의 체코인은 일만 하고 놀 줄 모르는 한국인이 자기들보다 부자처럼 보이긴 해도 불쌍하다고 말한다. 늘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일을 잘할 경우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고 한 체코 작가 카렐 차페크의 말처럼,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체코인들의 지혜요, 삶의 철학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