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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강예빈, 섹시와 청순사이

섹시스타로 눈길을 끌었던 강예빈, 겉보기와는 달리 청순하고 순수한 성격과 백치미로 대중을 놀라게 했다.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서 주목을 받으며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른 강예빈. 그녀의 매력에 푹 빠져보자.


▤“섹시 스타라고요? 저 사실 청순해요.”


강예빈


2000년 초반 ‘얼짱’ 열풍을 타고 신예 스타로 떠오른 10대 소녀가 있었다. 지금은 ‘섹시 스타’, 혹은 ‘UFC 걸’로 알려진 강예빈(32)이다. 당시 미인도를 찢고 나온듯한 청순한 얼굴로 유명세를 탄 그녀는 어린 나이에도 과감한 옷차림과 솔직한 입담을 선보이며 연예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갔다.


어느새 데뷔 11년 차가 됐지만 여전히 방송에 출연할 때마다 강예빈만의 ‘솔직’하고 ‘참신’한 입담으로 대중의 시선을 붙잡는다.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저도 외국어를 잘해서 한국어가 어눌해졌으면 좋겠어요”라는 사랑스러운 말로 주목받으며 단숨에 포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2년 반 만에 방송 복귀인데도 그를 둘러싼 세간의 관심은 여전하다. 장기간 매력을 발산할 수 있었던 특별한 노하우가 궁금해졌다.


핀란드의 습식 사우나에 들어온 것 같던 7월의 어느 뜨거운 오후, 신사동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가녀린 몸에 하얀 원피스를 입은 그가 나타나자 주변에서는 “선녀 같다”는 웅성거림이 터져나왔다.


강예빈


실제로 보니 상상했던 이미지랑 많이 달라 보이네요. 예빈 씨는 원래 어떤 사람이에요?

“성격으로는 차라리 청순 쪽이에요. 생각보다 낯을 많이 가리고요. 근데 안 그래 보이죠?”


그래도 표정은 되게 밝네요. 늘 웃는 게 힘들지는 않으세요?

“즐거운 게 좋잖아요, 안 그래요? 좋은 게 좋은 거죠.(웃음) 굳이 표현해서 분위기 불편하게 만들 필요가 있나 싶어요. 술자리도 불편하면 술 한잔도 못 먹는 편이에요.”


음, 술이 있어야 친해지는 스타일인가요?

“저는 좀 그런 편이에요. 특히 술자리에서 사람의 진면목을 관찰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사무실(연예기획사) 계약할 때도 술 한 번 같이 마셔보고.”


주량은 어떻게 되세요?

“소주 두 병 반요.”(웃음)


“소주 두병 반”이라 답하면서 눈을 초승달 모양으로 찡긋 깜빡이는 그의 모습에 당장이라도 술을 같이 마셔봐야 될 것 같았다. 슬쩍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니 얼굴 근육에 문제라도 생긴 건지 들썩이며 올라간 광대가 당분간 내려오지 않을 기세다. 나도 같은 여자인데 왜 좋다고 실실 웃고 있을까? <오디세이아>의 사이렌에게 홀린 기분이 이런 걸까?


2년 반 만에 연예계 복귀인데, 이유가 있었나요?

“11년 정도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뚜렷한 대표작이 없어요. 그렇다고 관둬버리기엔 너무 어중간하고…특별하게 튀는 게 없는 거예요. 여태까지 해온 게 너무 아쉬웠죠.”


왜 안 특별해요? 포털 검색어 1위를 수시로 하잖아요. 그 밑에 유명한 사람이 막 깔려 있고요.

“그렇죠? 최근엔 제 밑에 배용준 씨도 있었어요.”(웃음)


무려 11년간 섹시스타라는 별명을 유지했어요. 그간 라이벌로 치면 어떤 사람들이 있었죠?

“라이벌은 네티즌들께서 정해주시는 것 같아요. 클라라, 이수정, 예정화, 박은지 씨 등이 있었어요.”


라이벌이 자꾸 등장해서 부담이 되진 않았어요?

“라이벌이 없다면 저도 빛나지 않잖아요. 계속 경쟁해야 거기서 빛나는 거죠. 나 혼자 섹시하다고 생각하면 누가 알아줄까요?”


그래도 경쟁은 피곤하잖아요.

“젊고 예쁜 후배들이 계속 나올 텐데 일일이 신경쓰면 인생이 피곤해져요. 잘하는 건 더 노력하고 부족한 건 라이벌들에게 배우고, 이렇게 생각하면 되죠. 게다가 저는 김혜수 선배님처럼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인 섹시는 아니잖아요.(웃음) 그저 제 위치에서 노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추구하고 싶은 섹시함이 있다면요?

“여성스러운 섹시함이요. 몸에 배여 있어서 꾸미지 않아도 나오는. 뭔가 의도를 갖고 꾸미면 매력 없어 보이니까.”


롤모델이 배우 심은하 씨라고 들었어요.

“심은하 선배님은 제가 우상으로 생각하고 존경하는 분일 뿐이에요. 그렇다고 제2의 심은하는 될 수가 없는 거죠. 저도 제 분수를 잘 안답니다.”(웃음)


예빈 씨도 여배우로서 신비롭게 보이고픈 생각은 없나요?

“연예인이니까 신비감은 조금은 가지고 가야겠지만 그걸 중점으로 두고 싶지 않아요. 배우로서 연기를 하더라도 배우 김정은 씨처럼 되고 싶죠. 그분 같은 배우가 드문 것 같아요. 웃기면서도 되게 진지하고.”


앞으로 배우로서 작품에 전념하고픈 생각은 없으세요?

“배우를 고집하겠다는 건 아녜요. 만능이고 싶어요. 박주미 선배님처럼 결혼 후에도 이홍렬 선생님이랑 <아침마당> 하시고 그러셨잖아요. 드라마도 조금씩 하시고. 이런 게 제 롤모델이죠.”


강예빈은 지난해 JTBC <집밥의 여왕>에 출연해 숨은 요리 실력을 뽐내 화제를 모았다. ‘오징어 부추보쌈’, ‘갑오징어 주꾸미 부침개’ 등 특색 있는 음식을 선보이면서 요리연구가 이혜정 씨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거기다 섹시스타답지 않게 향토적인 방 인테리어며, 가족과 텃밭을 가꾸는 푸근한 모습을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대중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세요?

“이효리 씨처럼 꾸밈없이 털털한 모습이요. 시대가 바뀌어서 대중은 스타의 진솔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옛날처럼 신비주의를 원하지 않아요. 스타를 동네 유명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스타가 너무 잘난 척하고 꾸미면 어떻겠어요?”


그래도 인기를 유지하려면 약간의 꾸미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인터넷이 너무 발달돼서 오늘 거짓말하면 그 다음날 걸려요. 그게 쌓여봐요. 다음부터는 제가 아무리 진솔하게 말해도 믿지 않는 거예요.(웃음) 어차피 들킬 거, 큰 잘못한 게 아니라면 잠깐 창피하고 말지, 그런 생각으로 늘 솔직해지려 노력해요. 열아홉 살 때 데뷔해서 거짓말하기에 자료가 너무 많이 남아 있어서.”(웃음)


예빈 씨가 털털해서 좋은데요. 하지만 방송일은 좀 까칠해야 더 편하지 않나요?

“그것 때문에 약간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죠. 이를테면 내가 잘해주니까 어느 순간에는 스타일리스트가 나한테 올 신발을 뺏어서 다른 배우한테 주는 일이 생기고. ‘예빈 언니는 이래도 이해해주니까’ 하는 거죠. 한두 번이면 괜찮은데 그게 반복되면 날 우습게 보는 건가, 그런 고민이 생기게 돼요.”


뭔가 변해볼 생각이 있어요?

“하하, 그래도 어쩌겠어요. 그냥 저답게 살래요.”


그는 2012년 ‘UFC in MACAU’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옥타곤걸로 선택돼 화제를 모았다. 모델 출신이 아니면서 뽑힌 최초의 인물이어서 더 화제가 됐다. 3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여전히 탄력 있는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심은하로 태어나고 싶어요"

강예빈


모델 같은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이 뭐에요?

“평소 운동을 좋아해요. 엄마가 태권도 사범이고 아빠가 유도 사범이거든요. 덕분에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부에 양궁부까지 어휴 방학도 없었어요. 방학하면 지옥훈련을 나가야 했죠. 비닐하우스 쳐놓고 훈련도 하고.”(웃음)


원래 운동선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때는 맞을까 봐 했죠.(웃음) 운동부 탈퇴한다고 하면 맞는 분위기라니까요. 하하 농담이고요, 사실 운동이 참 좋은 게 뭔 줄 아세요? 좋은 성적을 내면 그 성취감이 정말 짜릿하죠.”


이번에 복귀하면서 여배우로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요?

“코믹 액션물이요. 영화 <스파이>라는 영화 보셨어요? 거기서 문소리 씨 역을 너무 하고 싶어요. 한번 보세요, 정말 재밌어요. 평상시에는 아무 생각 없이 백치미로 살다가 위기가 닥치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눈빛이 변하는 그런 역할이에요.”


누군가를 질투한 적은 있나요?

“남자친구가 예쁘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질투하겠죠.(웃음) 사실 질투할 게 뭐 있나요?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배우고 예쁜 거 있으면 따라도 해보고 그러는 거죠. 제 경우 심은하 선배님 같은 분을 멋있다고 생각하지, 질투하진 않잖아요. 오히려 뭘 해도 잘되길 바라고 응원해요. 그래서 선거 때 지창욱 씨 투표했잖아요.(웃음) 그분이 정치인이라도 되면 심은하 선배가 TV에 자주 나올까 해서요.”(다시 웃음)


재밌네요. 다시 태어나도 강예빈으로 태어나고 싶어요?

“아니, 심은하로.”(웃음)


심은하 씨 말고 또 돼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요?

“쿨한 남자로 태어나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배우로서는 여자보다 남자들이 조금 더 편한 거 같아요. 열애설이 나건 뭘 잘못해도 여자가 더 제약을 받는 것 같아요.”


열아홉 살로 되돌아간다면 연예인의 길을 택했을까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어요. 이번에 ‘라디오스타’에 같이 나온 배수정 씨처럼 되고 싶어요. 영어 잘하는 회계사잖아요. 뭔가 똑똑한 스타일. 아니면 이집트나 막 이렇게 유적지 돌아다니면서 기행문도 쓰고.”


이성친구, 동성친구 중 어느 쪽이 더 많아요?

“남자친구는 많이 없어요. 친구로 지내다가도 그쪽에서 딴 마음 먹으면 친구관계가 잘 안되더라고요. 나는 친구하고 싶은 데도 그래요. 그래서 동성친구가 오히려 더 편해요.”


친구가 많은 편인가요?

“많지는 않지만 오래된 친구들은 있죠. 데뷔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연예인 친구들은 없어요. 밖에 잘 안 나가는 편이에요. 클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는 건 꺼리는 편이에요. 술도 정말 친한 친구 몇 사람과 한두 잔 마시는 걸 좋아하죠.”


남성 팬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데, 평소 생각하는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에요?

“키도 크고 덩치도 크고, 듬직하고 남자다운 스타일이요. <임꺽정>에 나오는 정흥채 선생님? 배우 지진희 씨 같은 스타일도 좋아해요. 실제론 어떨지 몰라도 늘 여유로워 보여요. 가정에도 충실할 것 같고요.”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릴 때 행복해"


강예빈

연애를 하면 잘하는 편이세요?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항상 헤어질 때마다 상대편에서 ‘너 같은 여자 없었다’고 말할 만큼은 만들어놔요.”(웃음)


절절한 사랑의 경험은 있었나요?

“있었죠. 한 세 번 정도? 항상 사귈 땐 절절하죠.”


이별 후 사랑을 어떻게 잊는 편인가요?

“이별하게 되면 상대에 대해 좋았던 기억이 자꾸 떠오르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을 잊어야 한다면 안 좋은 기억을 억지로라도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살아오면서 가장 기쁘고 행복할 때가 언제였어요?

“요즘은 오랜만에 대중 앞에서 서서 설레고 행복해요. 다만 대중의 기대치에 못 미칠까 봐 두렵기도 해요.”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요?

“부모님이 저를 자랑스러워하실 때예요. 열심히 노력해서 부모님 여행을 보내드릴 수 있게 됐을 때도 그랬죠.”


개인적인 가치관이 있다면요?

“의리가 중요한 것 같아요. 돈 몇 푼에 사람을 버리는 일 겪으면 슬프죠.”


인생의 베스트 영화가 뭐에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노인으로 태어나 아기로 죽잖아요. 사실 늙음과 젊음은 되게 비슷한 것 같아요. 영화 <은교>에서도 ‘너희 젊음이 잘해서 가진 게 아니듯이 우리의 늙음 또한 원해서 가진 게 아니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요.”


여배우로서 늙는다는 건 두려운 일일 수 있는데 일종의 예방주사를 맞았네요.

“늙음은 누구나 인생에서 다 경험하는 거잖아요? 늙었다고 아랫사람 함부로 대하지 말고, 젊었다고 늙은 사람 무시하지 말자고요.


최근에 읽은 책 중에 혹시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여행을 동경해서 그런지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라는 인도 여행 에세이를 인상 깊게 읽었어요. <수수꽃다리> 같은 옛날 책도 좋아해요.”


평소 음악도 즐겨 들어요?

“팝도 좋아하고 발라드를 많이 좋아해요. 에드 시런 노래도 좋아하고 브루노 마스의 ‘It will rain’이나 ‘Talking to the moon’ 같은 거 좋아요.”


"솔직할 뿐, 보수적인 여자예요"


강예빈


겉보기와는 달리 예빈 씨는 사고방식이 꽤 보수적이라면서요?

“초면에 말을 놓는다든지 예의 없게 구는 걸 못 봐요. 그런 점에서 보수적인 편이죠. 과거 남자친구가 주유소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이것 좀 해봐’라고 함부로 해서 헤어진 적도 있었어요.”(웃음)


유행을 좇는 편인가요?

“아뇨, 잘 안 바꾸는 스타일이에요. 숍도 거의 10년째 같은 곳을 다닐 정도예요. 스타일리스트도 안 바꾸고 계속 함께 갑니다.”


예빈 씨와 이야기해보니 차분하고 지적이라는 느낌을 받아요. 왜 여태까지 숨겼어요?

“일부러 숨긴 게 아니고요, 그동안 내면에 대한 질문을 별로 받지 못했던 거 같아요. 예능 프로에 나가도 제 속마음은 별로 알려고 들지 않잖아요. 시각적인 모습이나 ‘백치미’나 웃음 코드로 뽑아내려고 하지. 제 나름대로 진솔한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그것마저 개그로 승화 되지 않는 한 다들 지루해하죠.”


최근 그는 한 예능 프로에 출연해 “과거에 한 회사에서 경리를 한 적이 있다”고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이 말에 다른 출연자가 “난 강예빈이 숫자 계산을 했다는 것이 너무 웃긴다”고 농담해 좌중을 웃겼다.


그 얘기를 듣고 속상하지는 않았나요?

“뭐 어때요? 예능은 그냥 예능으로 봐야죠. ‘나를 보면 좋으세요? 그럼, 웃어요’ 이런 거죠.”(웃음)


JTBC에서 <집밥의여왕>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혹시 출연하고픈 프로그램이 따로 있으세요?

“네, ‘마녀사냥’요. 그런데 제가 나가면 큰일 날 것 같죠? 너무 솔직해서.”(웃음)


향후 활동 계획을 듣고 싶어요.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대표작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연기 말고 MC도 했고 심지어 음악, 코믹 프로그램도 했는데 저한테 직업이 뭐냐고 묻는 사람이 꽤 있어요. 뭔가 하나 제대로 보여줄 마음으로 다시 시작을 했으니까 좀 더 믿고 지켜봐 주세요.”


사람들은 대부분 타인들에게 고상한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어 한다. 광대(廣大)를 자처한 소수를 제외하면 말이다. 이들은 타인의 즐거움을 위해 기꺼이 가면을 쓴다. 실제로는 똑똑해도 어설프게 굴고, 내면의 정숙함에도 야한 말을 스스럼없이 던지며 사람들을 웃게 만든다. 그런 면에서 강예빈도 예외가 아니다. 자신을 던질 줄 아는 사랑스러운 광대였다.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벗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평소 야한 옷을 즐겨 입는 한 여자의 취미를 ‘포켓볼’일 거라 상상하는 건 쉽지만, 실제 취미가 ‘텃밭 가꾸기’라고 하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이미 끝났음에도 달라붙는 권태기의 연인처럼, 온몸에 달라붙은 더위가 모든 걸 녹아내리게 할 기세였다. 섹시스타 앞에서 기(氣)가 꺾일까 봐 화장실에서 고쳐 바른 화장이 다행히도 더위에 허물어지지 않고 잘도 버텨줬다. 오직 내 안에 있던 그녀에 대한 선입견만이 녹아 내려버린 시간이었음에 기분 좋은 7월 어느 날의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