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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부자가 선택한 자녀 교육방법은?

자식 사랑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본능이지요. 자산가라면 재산을 물려주는 게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의외로 부자들은 교육을 더 중요시해요. 결국 재산·가업·기업을 지키는 건 사람이라는 철학이 깔린 것이지요.

 

 

‘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이란 말이 있다. 중국 당태종의 신하인 위징(魏徵)이 한 말로, 창업이란 나라를 처음 세우거나 사업을 처음 시작한다는 말이고, 수성은 이뤄놓은 것을 그대로 지켜나간다는 말이다. 즉, 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세계적인 부자들은 대를 이어 부를 유지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인다. 그중 하나가 자녀 교육이다. 신문인 방현철은 『부자들의 자녀교육』에서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핵심은 자녀에게 절약의 가치를 가르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절약과 절제의 가치를 가르쳐라


스웨덴 대표기업 발렌베리는 세계적으로 가장 존경받는 가족기업이다. 이들의 자녀 양육 프로그램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이들이 중시하는 것 중 한 가지는 바로 ‘검소함’이다. 가령 여름에는 정원의 잡초를 뽑고 가을이면 갈퀴질을 하는 등 집안일을 거들게 하며, 형이나 언니의 옷을 대부분 물려 입고, 용돈을 받으면 상당부분은 저축하게 한다. 모든 아이를 검소하고 엄격하게 키우는 가운데, 아이들은 자신이 부자 가문의 자손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며 자란다.

전 세계 매출 1위 기업인 월마트의 창업자 샘 윌턴은 자신이 가졌던 돈과 노동의 가치를 자녀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자녀들이 가게에 나와서 일하게 하면서 그 대가로 용돈을 주었고, 자녀들이 사치하지 않고 자라도록 절약의 가치를 강조했다.

 

누구보다 싼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유통혁명을 일으킨 데는 그의 절약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부자라는 특권의식을 갖지 말라’고 가르쳤기 때문에 자녀들은 부자라는 티를 내지 않고 살아가게 됐다.

록펠러 가문의 용돈 교육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6자녀를 두었는데, 아이들에게 일주일 단위로 용돈을 주면서 어디에 썼는지 장부에 적도록 했다. 그는 최고 부자였지만 자녀들에게 용돈을 넉넉하게 주지 않았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이면 한자리에 모여 용돈 장부를 검사했는데, 용돈 사용에는 가이드라인이 있었다.

 

3분의 1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지만, 3분의 1은 저축을 해야 하고 나머지 3분의 1은 기부에 사용해야 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용돈을 사용하고 장부에 적으면 상으로 5센트를 주고, 그렇지 않고 낭비한 아이에게는 벌금 5센트를 내게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500년간 부를 유지했던 경주 최 부자 가문이 있다. 그들이 수 세기 동안 부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로 ‘6훈’이라는 가훈을 꼽는다. 그중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있다. ‘며느리는 3년간 무명옷을 입어라’는 것이다. 옛날에는 부잣집 여인들은 화려하고 값비싼 비단옷을 입었고, 평민들은 무명옷을 입었지만, 며느리들이 물욕에 눈멀지 않도록 일찌감치 검소함을 몸에 익히게 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또 며느리들이 가문의 대를 이어 손자녀들을 양육하기 때문에 어머니가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자녀들을 검소하게 잘 양육할 수 있도록 하려는 깊은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가르쳐라


미국에는 인류문화의 발전을 위해 재산의 상당량을 사회에 기부하는 가문이 많다. 카네기, 포드, 존슨, 켈로그, 멜런, 모건, 록펠러 등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등장해 지금까지 활발한 자선활동을 하고 있는 가문들이다. 그들은 가족기업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자선활동을 하면서 나눔을 실천한다. 그들은 부를 나누는 것을 성공한 리더의 덕목으로 여긴다.

 

또 자선활동이 지역사회 공동체의 삶뿐 아니라 자기 가족의 삶도 증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성공한 가족들은 자녀들이 함께 자선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이것은 가족과 지역사회의 관계 증진뿐 아니라 가족의 화합과 결속을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3대째 가족기업을 운영하는 한 가문은 가족별로 기금을 할당하고 각 가족은 저녁식사 시간을 활용하여 자녀들과 자선활동에 대해 토론하며 자녀들의 교육 수단으로 활용한다. 그리고 1년에 한 번 열리는 전체 가족모임에서 자신의 활동내역을 발표함으로써 모든 가족을 직간접적으로 자선활동에 참여시킨다. 만일 그룹 자선 활동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개인에게 일정금액을 주고 각자 가기가 원하는 NGO 등의 단체를 지원하도록 하는 가족도 있다.

록펠러재단은 미국 자선재단의 원조 격으로, 카네기재단, 포드재단과 더불어 미국에서 가장 큰 3대 재단으로 손꼽힌다. 록펠러재단은 창업자인 존 록펠러가 1913년 ‘지식의 습득과 공유, 고통의 제거와 예방, 인류 진보와 관련해 미국인을 포함한 전 인류의 문명을 향상하고 인류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라는 목적으로 설립했다.

이 같은 록펠러의 유지는 그의 후손들에게도 전해져서 록펠러의 아들과 손자 등 후손 대부분이 자신들의 자선재단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특히 록펠러의 여러 아들 중 록펠러 2세는 자선사업을 일생의 사업으로 선택, 아버지의 유업을 이었다. 그뿐 아니라 그 후손들의 자선사업에 관한 행보를 보면 록펠러가는 가히 자선사업의 명가로 불릴 만하다.

존 록펠러와 그의 아들 록펠러 2세가 벌이는 록펠러 재단의 활동에 고무되어 1940년에는 록펠러 2세의 아들딸들이 모여 록펠러 브라더스 펀드라는 자선재단을 설립했다. 1967년에는 록펠러가의 3대, 4대, 5대 가족이 록펠러 패밀리 펀드를 설립했다. 이 또한 자선재단으로 세계평화와 환경보호, 여성의 경제적 지위 향상, 공공정책 문제에 집중해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도 다양한 분야에서 더 높은 차원의 자선사업에 나설 때다. 자선재단이라고 해서 꼭 재벌기업처럼 수천억씩 내놓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재단의 90%가 소규모 가족재단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가족기업에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특히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자선활동은 사회적인 기여뿐 아니라 창업자의 경영 철학과 정신을 후손들에게 계승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고, 결국 가족에게도 더 유익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김선화 ㈜에프비솔루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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