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K드라마, K무비, K푸드, K뷰티에 이어 이제는 K바이오가 뜨고 있어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의 이목이 한국에 집중된 가운데 등장한 신조어가 K바이오지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정확성과 신속성으로 일약 스타 기업으로 떠오른 씨젠 등 진단키트 제조사가 마중물이 됐어요. 그리고 K바이오의 기세를 이어갈 차기 주역들이 지난 수년간의 연구·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를 시작했어요. 이들은 국내 시장에서 서비스 론칭을 마치고 세계 무대를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어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4월 13일 발표한 보건산업 수출 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건산업 수출액은 총 44억 달러(5조366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화장품 등도 수출액이 증가했다. 1분기 보건산업 수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 유가 급락, 글로벌 공급망 훼손 등 대외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K바이오는 타 산업 대비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다는 평가다.

혁신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K바이오의 주역이 될 기업들의 특징을 몇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박사급 출신 연구진이 그동안의 연구 성과물을 갖고 학계를 떠나 비즈니스 정글로 나왔다는 점. 둘째,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배고픔을 이기며 절차탁마해왔다는 점. 셋째, 바이오테크 산업 특성상 길고도 복잡한 인허가 과정을 막 마치고 상용화를 시작했다는 점. 넷째, 바이오테크산업 특성상 전 세계 모든 인류로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바이오테크업계에서 스타 기업으로 주목받기까지 수많은 장벽도 존재한다. 자본력으로 무장한 글로벌 바이오테크기업의 시장 지배를 뚫고 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 없었던 오리지날 기술을 개발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만만치 않다. 그리고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FDA를 포함한 각국의 사용승인을 받아야 한다.

 

기준이 까다롭고 복잡한 까닭에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특히 기술력을 인정받기까지는 수년간의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아무리 논문과 특허로 무장한 혁신적 아이템이라도 이론 수준을 뛰어넘어 수년간의 상용화를 거쳐 효능과 안전성을 확보해야 업계에 발을 들일 수 있다.

해외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는 국내 바이오테크 3사, 지니너스, 유라이크코리아, 더.웨이브.톡의 대표에게 어떻게 현실적 어려움을 돌파하고 있는지를 공통적으로 물었다. 이들은 해외시장에서의 영업, 마케팅, 기술인증 및 보안, 법제도 문제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국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솔루션을 찾고 있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 컨설팅 및 국내외 벤처캐피털과의 미팅, 애저크레딧 및 클라우드 지원, 기술 컨설팅 등을 지원받는다. 특히 MS의 공동영업(IP Co-Sell) 프로그램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전 세계 MS 영업사원 네트워크를 이용해 고객사를 발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댄 랭자일 마이크로소프트 아카이브360 글로벌디렉터는 “규제가 많은 산업에서 대기업과의 협업 미팅을 논의할 때 마이크로소프트가 동행함으로써 (지원받는 기업들이) 판매주기를 단축하고 계약에서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돕는다”고 말한다.

지니너스의 경우, 유전체분석과 관련해 상당한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했지만, 중소기업 설립 초기에 비용 문제로 많은 IT 자원을 유전체분석에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MS는 클라우드 자원을 제공하면서 지니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유전체분석 파이프라인을 좀 더 비용효율적인 클라우드 중심으로 고도화했다.

 

동시에 유전체분석에 해외 다양한 인공지능(AI) 관계사와 미팅 및 협업을 주선해 노하우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또 유라이크코리아는 일본에서 개최된 ‘마이크로소프트 IoT 인 액션(Microsoft IoT in Action)’ 행사에서 일본 내 유수한 IT기업 관계자들에게 자사 기술을 소개해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보안 및 특허소송 등 해외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글로벌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MS의 지원은 큰 도움이 됐다. 개별적 저장공간을 이용하는 것보다 퍼블릭 클라우드가 보안 위협이 더 적을 수 있다. MS 사이버시큐리티센터가 고객의 보안 위협을 탐지, 대응하기 때문이다. 특허소송의 경우도 ‘MS 애저 IP 어드벤티지’ 프로그램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다음은 해외시장 진출 시 주요 이슈에 대한 3사 대표의 일문일답.

 

해외시장 개척에서 가장 현실적인 어려움은 무엇인가.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이하 박웅양): 국내 창업기업이다 보니 해외 마케팅을 위한 레퍼런스가 부족하다. 최근 국내 기업의 분자진단 기술에 대한 평가가 상향되고 있으나 아직 해외시장에서 한국 진단 기술에 대한 평가 기록이 없다 보니 해외 파트너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규제가 명확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기술력을 증명하면 된다. 반면 동남아시아나 인도와 같은 신흥시장에서는 기회는 많으나 법률·제도에 대한 이해와 해당 국가 정부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이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김희진 유라이크코리아 대표(이하 김희진): 우리 제품은 단순한 전자기기가 아니라 ICT 솔루션이기 때문에 해외시장 개척 시 다른 제품보다 많은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국가마다 통신 인프라 외 수출 정책, 필수 인증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심도 있는 연구와 체계적인 준비 과정이 중요하다. 실질적으로 이런 부분에서 현지 관계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PoC(Proof of Concept) 및 관련 인증 진행 등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따라서 로컬 관계자와 지속적으로 협업해 현지 사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또 내부적으로는 미국, 유럽, 브라질 등 해외 경험 및 전문지식을 갖춘 직원들과 함께 축산시장 외에도 일반적인 해외시장 현황을 민첩하게 파악하고 있다.

김영덕 더.웨이브.톡 대표(이하 김영덕): 특허 하드웨어 산업에서의 어려움은 크게 다음 단계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첫째, 고객의 진정한 니즈 파악이 쉽지 않다. 동일한 산업 분야라도 국가별로 고객 니즈가 상이할 수 있다. 즉, 제품 개발을 마쳐도 국내시장에 한정되는 경우가 있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 해외 목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개발(성능) 및 판매(가격) 관점에서 적용해야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더.웨이브.톡은 지난 3년간 30여 차례의 행사, 전시회 등에 참석했고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100여 기업 이상을 만나 니즈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둘째. 어떤 현지화 전략을 선택할 것인가다. 해외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본사 이전이나 합작투자, 현지법인, 자회사 설립, 현지인력 채용, 고문 등 다양한 현지화 전략 중 선택해야 한다. 셋째, 현지 서비스를 통한 시장 확대 전략이다. 일단 시장에 진입하면 고객 서비스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여 매출 확대 및 재구매가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별 서비스 시스템 구축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해외 당국의 인허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과정도 복잡하다. 어떻게 방법을 찾고 있는가.

김희진: 로컬에 있는 현지 파트너 및 로펌 등과 연계하여 시장 진출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검토하고 준비한다. 우리 회사에는 국제 변호사가 소속돼 있어 국제상업계약 외에도 사업 및 기술협력(MoU) 등 해당 내용에 대한 법적 절차를 수시로 확인하고 지원한다. 또 해외 진출을 위해 우리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 보호가 매우 중요한 이슈이므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특허 및 국가별 상표권 등 출원등록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김영덕: 일반적인 수순은 국내 인증, 해외 임상, 해외 현지 파트너사와의 공동 인증 추진 등 세 단계로 진행된다. 더.웨이브.톡은 올해 국내에서 2건의 체외진단장비 인증을 신청하고 하반기엔 북미·유럽 파트너(병원)와 협업해 임상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내년에는 임상 데이터를 갖고 각국 FDA 인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웅양: 미국, 유럽의 경우 허가 또는 인증을 통해 진출해야 하며, 절차와 단계가 명확하다. 따라서 이 분야 전문 컨설턴트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반면에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인도에서는 현지 병원과 협업해 각 국가의 의료제도와 허가, 보험제도 등을 분석해서 진행하고 있다.


해외시장 장벽 넘기 위한 체계적 접근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

 

해외시장 개척 중 가장 기억나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김영덕: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단계에서 글로벌 기업의 전문가들을 만나 우리 기술을 설명하고, 제품 가능성을 설득할 때였다.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 대표가 업계에서 수십 년간 잔뼈가 굵은 베테랑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 마치 초등학생이 대학생을 설득하는 것과 같았다. 어떤 미국 고객사의 담당임원은 부인이 한국인이라며, 잘못된 부분을 개인적으로 친절히 가르쳐주고 담당부서를 소개해줘서 감사하고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에 오면 꼭 한번 바비큐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박웅양: 베트남의 경우 시장규모와 미래가치를 고려하여 2018년부터 현지를 방문하며 노력해왔다. 올 초에 성공적으로 수탁검사 서비스를 계약했으나 베트남 환자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결과 리포트를 베트남에서 현지 언어로 번역, 감수해야 했고 베트남 현지에서 교육·훈련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김희진: 해외시장은 기본적인 사양관리는 유사하나 축종 및 사육 형태, 주요 감염병 등 국가별 특성에 따른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일례로 아시아 내 축산 선진국인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이 기억에 남는다. 일본의 경우 동물 의료기기 인증을 받기 위해 동물 대상 테스트가 아닌 사람의 피부에 직접 무해성 여부를 확인할 정도로 까다로운 편이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일본 시장 개척에 요구되는 축산 생태계 및 영업망을 이해하기 위해 3년여간 체계적인 준비 과정을 거쳤다. 결국 지난 2018년 말 일본 상용화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글로벌 바이오테크 시장의 스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로드맵은 무엇인가.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

 

김희진 유라이크코리아 대표

 

박웅양: 기술적으로도 해외 유전자분석 전문 기업 파운데이션메디슨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유전체 진단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의사, 병원과 협력해 해외 마케팅과 파트너십을 확대해나가려고 한다. 국내 대형병원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시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해외 제약사 및 병원과 파트너십을 구축해나갈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국내 우수 연구자, 글로벌로 진출하는 국내 제약사와 협업해 해외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김영덕: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 지명도가 높아졌고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네트워크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해외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마켓팅을 포함한 다양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2020년 ‘센스컵’이라는 B2C 제품을 출시하고, 더불어 체외진단장비 인증을 신청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올해 논문 및 컨퍼런스 발표를 통해 네트워크를 만들고, 미국, 유럽에 직원을 파견하고 현지인을 채용해 현지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다.

김희진: 우리의 라이브케어 기술이 국내와 해외에서 계속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연구개발(R&D) 노력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현재 SK텔레콤, 소프트뱅크(SoftBank), TDC(덴마크 최대 통신사),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해 국내 및 해외 축산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B2B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선 축산 관련 기업 외에도 다양한 기술적 융합이 가능한 IT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더욱 강력한 시너지를 기대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바이오서비스에 대한 관심 증폭

 

김영덕 더.웨이브.톡 대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위기와 기회는 무엇인가.

김희진: 이동 제한으로 인해 부딪히는 현실적인 어려움은 분명 있으나, 전염병 확산 방지와 질병 예찰에 대한 관심도가 전 세계적으로 증대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간뿐만 아니라 소, 돼지, 말 등 가축에게도 감염시켜 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다. 전 세계 전염병 위협 관련 이슈를 통해 궁극적으로 가축 전염병에 대한 리스크도 더욱 심각한 이슈로 인지할 것으로 본다.

김영덕: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동개발, 고객 인증, 식약처 인증, 양산 준비 등 거의 전 부문에서 업무가 지연되고 있다. 더불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의 투자도 많이 위축됐다. 우리 기술은 바이러스에 대한 것은 아니지만 먹는 물에서의 슈퍼박테리아 감염을 측정하는 센서이므로, 최근 우리 제품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증가했다.

박웅양: 국내외에서 유전체 검사 서비스 수요가 줄어 올해 매출이 많이 걱정되긴 한다. 하지만 우리 같은 벤처기업에는 변화가 곧 기회라고 생각한다. 한국 분자진단 기술의 우수성이 이번에 충분히 검증됐다. 지니너스의 분자유전체진단기술도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암이나 만성질환 이외에도 감염질환에 대한 개인맞춤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솔루션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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