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대 프리미엄 스테이크 하우스인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이하 울프강)’가 한국에 상륙한 지 6년이 지났어요. 그 사이 울프강이란 브랜드는 대중화되고 젊어졌어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도 거뜬히 넘기고 있어요. 이런 변화를 이끈 이는 이동훈 울프강코리아 대표에요.

 

이동훈 대표는 “울프강에선 약 28일간 숙성한 소고기를 조리해 대접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6일, 이동훈(38)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 대표를 만나기 위해 서울 청담동에 있는 울프강을 찾았다. 미국의 유명 스테이크 하우스가 서울에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방문했던 2015년 이후 6년 만이었다. 시간이 흘렀지만 인테리어나 분위기 등 그곳의 모든 게 그대로였다. 빨간 카펫이 깔린 계단과 1950년대 뉴욕 맨해튼 파크 애비뉴 매장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내부는 여전히 웅장하고 고풍스러웠다.

‘여전히 분위기가 좋다’고 감탄하자 이동훈 대표는 ‘올해 말 내부 인테리어를 다소 바꿀 계획’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울프강의 클래식한 인테리어는 유행을 타지 않아요.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있죠. 전체적인 느낌을 바꾸는 대대적인 리뉴얼이 아니라 프라이빗 룸을 더욱 세련되게 바꾸고, 칵테일 바에 부스를 설치하는 정도로 약간의 개편을 준비 중입니다.”

울프강은 피터 루거, 킨스(혹은 BLT)와 함께 미국의 3대 스테이크 하우스로 꼽힌다. 피터 루거에서 40여 년간 웨이터로 근무했던 울프강 즈위너(Wolfgang Zwiener)가 독립해 세운 곳이 울프강이다. 뉴욕·하와이·도쿄 등에 지점이 있으며 열한 번째로 서울 청담에 지점을 열었다.

울프강의 대표 메뉴는 ‘포터하우스 스테이크’다. 뼈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안심과 등심이 붙은 ‘T본 스테이크’를 드라이에이징 방식으로 숙성해 조리한다. 사실 국내에서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는 더는 새롭지 않다. 국내의 많은 스테이크 하우스가 드라이에이징 고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일반인도 정육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숙성 기술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이다. 이 대표는 울프강의 숙성 기술이 녹아 있는 숙성 창고로 안내했다. 문을 열자 코끝을 찌르는 알싸한 향과 함께 거무스름하게 숙성된 고깃덩이들이 등장했다. 내부 기온은 0~3도로 한여름에도 춥게 느껴졌다.

“이곳에서 평균 28일간 숙성해 소고기가 머금은 육향을 최대한 끌어낸 다음 조리에 들어갑니다. 숙성 온도, 숙성 시간, 숙성실 내부의 자재·환경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고기 맛이 달라져요. 중간중간 고기 위치도 바꿔줘야 합니다. 따라서 숙성을 담당하는 직원의 역량이 중요하죠. 개인적으로 우리 지점의 숙성 담당 직원이 최고의 실력자라고 자부합니다.”

창고와 이어진 주방에선 엄청난 열기를 내뿜으며 스테이크들이 구워지고 있었다. 눈길을 끄는 장면은 870도가량 되는 브로일러(열원이 위아래 모두 설치된 오븐)에 접시째 스테이크를 넣는 모습이었다. 이 오븐에 들어갔다 나온 접시의 온도는 700도가 넘는다고 한다. 이 대표는 “오븐에서 나온 직후 곧바로 고객의 테이블에 서빙된다”며 “테두리가 새까맣게 타버린 접시, 그 안에서 여전히 지글거리는 스테이크는 울프강의 시그니처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지점의 방역책 전 세계 지점에 도입


코로나19로 국내외 외식산업이 쪼그라든 요즘, 울프강도 타격을 받았을까. 이 대표는 “프라이빗 룸이 있어서 그런지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며 “세계 다른 지점과 비교해도 매출이 증가한 곳은 청담점뿐”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에피소드도 함께 소개했다.

“우리 지점은 코로나19가 유행하자마자 전 직원이 마스크를 끼고 근무했어요. 당시엔 한국에서 먼저 유행하던 시기로, 다른 국가들은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했죠. 본사에선 마스크 낀 모습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서 전 세계 지점에서 마스크를 끼는 것은 물론 우리 지점의 방역 프로세스를 도입했습니다.”

이 대표는 2월 초부터 출퇴근 때마다 직원들의 발열 여부를 체크했고, 고객들의 연락처를 받아 보관했다. 또 8~10팀을 덜 받더라도 테이블 간격을 넓혀 거리두기를 실천했다. 모든 집기류는 이중 소독으로 위생을 철저히 했다.

“다른 국가의 지점들은 셧다운해서 아예 영업을 못 하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딜리버리 메뉴를 만들어 판매를 시도했다고 들었어요. 결과적으론 잘 안 됐죠. 우리 지점은 미국에서 들어오는 고기의 배송이 다소 지연됐던 것만 제외하면 별다른 문제는 없었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이동훈 대표의 고민거리는 한국이 아닌 홍콩에 있다. 2017년 홍콩 센트럴 점을 오픈했는데 코로나19로 직접 가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의 성공을 인정받아 홍콩에 지점을 열 수 있었는데 곧바로 위기에 봉착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홍콩 시위가 고조된 데 이어 코로나19 유행까지 맞물리면서 예상치 못한 침체기를 맞은 것이다. 사실 홍콩 지점 오픈은 한국에서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출구정책이었다.

“미국산 소고기를 국내에 들여오려면 꽤 많은 관세가 붙습니다. FTA 덕분에 완화되긴 했지만 우리처럼 물량이 많은 경우 부담스러운 금액이에요. 그래서 미국산 육류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홍콩에선 우리의 사업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피터 루거와 울프강은 미 농무부(USDA) 인증 프라임 등급 중에서도 상위 50%를 공급받는 프리미엄 스테이크 전문점이다. 퀄리티 컨트롤을 위해 해당 등급의 소고기만 미국에서 항공 운송해 사용하고 있다. 그간 울프강에 ‘최고급’, ‘프리미엄’이란 수식어가 붙어온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울프강이란 브랜드를 대중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이 대표가 말했다.

“지난해부터 ‘서로인 등심’이란 부위로 런치 메뉴를 구성해 가격 문턱을 낮췄습니다. 디너가 1인 기준 15만~18만원대라면 런치는 1인 기준 7만~8만원대예요. 젊은이들을 유입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어요. 서울재즈페스티벌에 나가 푸드 트럭도 운영하고, 카카오플러스 채널을 오픈해 채팅창에서 예약할 수 있게 했죠.” 그 결과, 오픈 초기 프리미엄 카드를 소지한 50~60세대가 주를 이뤘던 고객층이 최근엔 젊은 연인, 친구, 가족으로 다양화됐다.

인터뷰하는 내내 그가 직원을 대하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 마치 VIP 손님을 맞이하듯 공손하고 깍듯하게 연신 ‘감사합니다’, ‘제가 할게요’라고 말했다. 그 이유를 묻자 이 대표는 “가끔 무례한 고객이 있어요. 감정노동을 하는 직원들인데 저부터 잘해줘야죠”라며 웃어 보였다. 더불어 그는 “직원들이 울프강 멤버로서 자긍심을 갖길 바란다”며 “울프강엔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지점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울프강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 중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레스토랑의 음식을 간편식으로 만든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다. “‘2시간 이내에 먹어야만 맛있는’ 투고(포장) 서비스를 넘어 언제 어디서 식사를 하든 퀄리티 높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또 비대면 시대를 맞아 홈파티 등이 활성화될 것에 대비해 모빌리티 업체들과 협약을 맺고 프리미엄 배달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사진 전민규 기자

 

포브스 더 보기

K방역, K한류를 뒤이을 K클라우드가 뜬다?

‘삼성·SK’ 웃고 ‘롯데’ 울고, 희비 엇갈린 대기업 오너들

서울대학교병원이 스마트병원으로! 디지털 기술 가속화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