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영 대표는 펀드온라인코리아 회사 대표로 온 후 한국포스증권으로 탈바꿈시켰어요. 기존 ‘펀드 백화점’에서 ‘펀드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며 국내 최초로 모바일 전용 개인형 퇴직연금(IRP) 서비스까지 출시했어요. 펀드 전도사라고 불리는 신재영 한국포스증권 대표의 꿈을 들어보았어요.

 

한국포스증권은 신재영 대표가 맡은 후 2년 만에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다. 사명부터 온라인·모바일 시스템까지 확 바꿔버렸다. 신 대표는 “하반기 펀드 담보대출, 손쉬운 펀드이동 서비스를 출시해 ‘바른금융’ 문화 정착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폭락한 한국 증시는 ‘동학개미운동’ 덕을 봤다. 이 와중에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전 국민 주식 투자 운동’을 더 크게 외치며, ‘의병장’, ‘존봉준(존 리+전봉준)’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물론 여전히 증시엔 투자 초짜들이 넘쳐난다. 어떤 주식을 사야 할지 심지어 사는 방법조차 모르는 이가 태반이다.

“주식 투자는 장기적으로 해야 합니다. 변동성은 예적금보다 클 수 있지만, 긴 호흡으로 보면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습니다. 경제, 산업, 기업은 꾸준히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식을 처음 사보는 이에겐 증시는 잘 모르는 숫자가 난무하는 곳이죠. 방법을 잘 모르겠다면 펀드에 가입하세요. 이런 분들에겐 ‘동학펀드운동’이 맞습니다.”

지난 7월 14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만난 신재영(59) 한국포스증권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신 대표도 존 리 대표 못지않게 금융문맹 퇴치에 앞장서는 인물로 유명하다. 한국포스증권 자체 유튜브 채널 ‘포스TV’와 팟빵 채널 ‘포스라디오’를 운영하고, 존 리 대표의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하는 등 온라인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그는 “‘네 채널, 내 채널’을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유튜브에 출연해 얘기하는 건 교육보단 국민을 살찌우는 금융에서 견디라는 ‘설득’에 가깝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주식시장은 치솟아 오르다 추락할 때가 제일 무서운데 그때 견디지 못하고 나갔던 개미는 빈털터리가 되고, 그 주식을 쥐고 있던 이들은 부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투자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좀 더 쉬운 ‘활로’를 만드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한국포스증권을 맡은 지 2년 차를 맞았다.

전신인 펀드온라인코리아와 완전히 다른 회사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우리가 공모 시장 활성화를 외치면서 펀드 백화점을 자랑했지만, 막상 가입은 쉽지 않았다. 금융이란 존재감도 어렵게 느껴질 텐데 그냥 가판대에 펀드를 늘어놓은 양 고객을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애플리케이션을 완전히 개편했고,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개인형 퇴직연금(IRP) 상품을 내놨다. 쉽게 말해 포스(FOSS) 앱 하나만 있으면 펀드 투자는 물론 IRP 계좌를 개설해 펀드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엔 금융사 또는 지점에 가서 대면 또는 전화 확인을 거쳐야만 타 금융회사로부터 펀드를 이동하거나 연금계좌를 옮길 수 있었다.

언택트(비대면)와 맞물린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올해 초부터 포스 앱 이용자가 확 늘었다. 펀드 투자에 나서려는 신규 가입자가 늘었지만, 기존 가입자 중 IRP 계좌를 개설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려는 고객까지 가세했다. IRP는 연말정산 때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최근 국내 적립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한국포스증권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S클래스 펀드는 판매 수수료가 절반 이상 싸다.

 


세(稅)테크로 주목받는 IRP

 

 

펀드도 꼭 이해하기 쉬운 건 아니다.

맞는 말이다. 국내 출시된 또는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 수만 4600개가 넘는다. 실제 그간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계좌만 트고 이 상품 저 상품을 열어보다 그냥 입금만 하고 투자는 하지 않는 계좌가 상당히 많았다. 그래서 앱 자체를 직관적인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로 바꿨고, 특정 투자자들이 주목한 펀드가 뭔지 등을 알 수 있는 다양한 통계를 제시해 펀드 선택을 돕고 있다.

앱 개발은 상당히 복잡한 문제다.

정말 그랬다. 고객이 한결 쉽게 앱에서 펀드에 투자할 수 있으려면 밑단에 수많은 판매 프로세스가 내재화돼 있어야 한다. 사실 우린 태생적으로 한국에 있는 모든 펀드를 파는 곳이다. 그렇다 보니 앱이 정보를 끌어오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꽤 무거웠다.

 

20개가 넘는 펀드에 가입한 한 고객도 펀드 정보가 늦게 뜬다며 비슷한 불편함을 호소한 적이 있었다. 해외 사례를 보니 계좌 개설부터 펀드 투자가 자유로운 앱이 없었다. 완전히 새로 짜야 했고, 그간 쌓인 고객 ‘온라인 동선 선호도’를 반영해 앱을 다시 만들었다.

현 규제상 IRP 계좌 개설을 비대면으로 하기도 쉽지 않았겠다.

까다로운 금융 당국의 현장 실사 과정이 있었다. 증권사에서 IRP 계좌를 개설하려면 증권거래법에서 규정한 거래 절차와 원칙을 다 따라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 통상 지점에서 직접 대면해서 처리하고 설명을 듣는데 이걸 앱 하나로 처리하려니 초기에 금융 당국이 못 미더운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언택트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빠르게 진행됐고, 수차례 현장 실사와 수정·보완을 거쳐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같은 공룡급 플랫폼 사업자도 속속 금융에 뛰어들고 있다.

크게 보면 ‘선의의 경쟁자’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IT 사업자가 금융업에 진출해야 금융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구체적으로 보면 우리와 IT 사업자들의 추구 방향이 조금 다르다. 우린 IRP와 S클래스 펀드 등이 주라면, 그들은 주식 직접투자에 더 관심이 많다.

 

어찌 보면 대형 IT 플랫폼이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모바일로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일이 일상화되는 데 더 탄력을 받을 것 같다. 연금상품이 미래를 대비하는 필수 상품으로 각인되면 한국포스증권 가입자도 그만큼 더 늘어난다.

경쟁자는 늘어가는데 공모시장은 또 침체됐다.

그렇다. 펀드보다 주식에 시선이 쏠리는데, 이유가 있다. 사모펀드 관련해서 갖가지 사고가 터지며 펀드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고,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로 단기매매 성향이 더 강해지고 있다. 펀드 투자는 좋은 펀드 상품을 골라 장기적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습관인데 시장 성향은 이와 정반대다.

 

코로나19 사태에 시장이 요동치고, 펀드 활성화 차원에서 나온 세제 혜택도 일부 상품에 그치다 보니 펀드 시장에서 상당한 자금이 빠져나간 탓이다. 공모시장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하고, 고객과 펀드 판매 채널 간의 신뢰 회복도 필요하다.

저렴한 판매수수료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회사 수익엔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그렇다. 저렴한 수수료 덕분에 가입자가 폭증하면 모르겠지만, 시장 자체가 많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마진 구조로만 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S클래스 수수료 기준으로 하면 다른 판매 채널보다 3~4배 정도는 팔아야 먹고살 수 있다.

그래서 준비한 게 펀드 담보 대출과 손쉬운 펀드 이동 서비스다. 사람들이 피 같은 펀드를 해지하는 이유는 대부분 목돈이 들어갈 일이 생겨서다. 하반기부터 기존 펀드를 깨지 않고 대출을 해줘 이런 고객의 니즈를 충족해줄 참이다. 전화 확인을 해야 타 금융회사로부터 펀드를 이동할 수 있었지만, 이젠 모바일 앱이면 충분하다.


“하반기 펀드 대출서비스 출시할 예정”


수십 년 투자업계 인생에서 대다수 ‘파는 쪽’에서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숙명 같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보통 운용이나 투자은행(IB) 분야를 선망한다. 일종의 ‘그들만의 리그’에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도 있다. 나도 20년 전 대우증권에서 일하면서 미국 미시간대 MBA에 다녀올 기회가 생겼을 때 비슷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손복조 당시 대우증권 사장이 마케팅팀장 자리를 5개월 이상 공석으로 두고 날 기다리고 있었다. 일하면서 ‘잘 파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꼈다. 금융업계에서 고객과 접점을 가진 곳이 ‘파는 쪽’이다.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판매 채널은 잘 줄이지 않는다. 고객과의 접점이 줄어들수록 니즈 파악이 어려워지고 점차 시장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어서다. 지금 한국 투자업계가 각종 사고로 얼룩진 건 여기서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다.

가장 기억나는 때가 있나.

주식시장은 늘 오르락내리락한다. 하지만 이 주기가 짧아질 때 여기저기서 문제가 생긴다. 증권사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1990년 ‘깡통계좌’ 사고가 여럿 터졌다. 너도나도 주식 투자 광풍에 휘말리다 보니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재투자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공모펀드와 같은 간접투자상품이 필요하다고 느낀 때였다. 우리뿐만 전 세계 경제는 늘 성장과 진보를 겪으며 우상향에 서 있다. 단지 영역마다 방법이 다르고, 시간이 걸릴 뿐이다.

신 대표는 32년 경력의 금융맨으로서 과거 증권시장에서 겪었던 숱한 경험을 들려주며 ‘바른 금융’, ‘습관 투자’, ‘쉬운 펀드’ 등 3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저는 매일 10만원씩 펀드에 투자합니다. 실제 수익도 높습니다. 젊은이들이 목돈이 없기에 빨리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인생이 길고, 노후는 준비해야 할 게 많습니다. 날뛰는 시장에 흔들리지 마십시오. 결국 기업, 산업, 경제, 시장 그리고 우린 성장합니다.”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사진 원동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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