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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마스크를 벗은 이스라엘의 모습

코로나19 시국에 ‘No 마스크’를 선언한 나라가 있어요. 바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세계 1위인 이스라엘의 이야기에요. 이스라엘은 내국인과 외국인의 구분 없이 오직 백신 접종 여부로 사람들을 분리하고 있어요. 철저한 원칙 속 해변과 도심지에는 사람들로 북적였어요.

 

5월 2일(현지시간) 일요일 오후 텔아비브 예루살렘 해변에서 시민들이 일광욕을 즐기며 편안한 오후를 보내고 있다. 금·토를 쉬는 이스라엘에서 일요일은 한국의 월요일과 같이 한 주가 시작되는 날이다.

 

4월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세계 1위인 이스라엘이 코로나 이후 사회를 준비하는 현장을 생생하게 독자에게 전하기 위해 중앙일보 취재진이 도착한 벤구리온 공항은 한산했다. 이스라엘 현지 취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일간지 중 처음이다. 취재진은 공항에서 PCR 검사를 받았다. 면봉으로 입과 코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검사 결과는 다음 날 지정된 웹사이트(체크 2 플라이)에서 확인됐다.

예루살렘 피스갓제브 아파트를 단기 임차해 자가 격리와 숙소로 사용했다. 백신 접종 증명서인 ‘그린 패스’가 없는 외국인은 호텔 투숙이 불가능하다. 자가 격리 기간은 14일이다. 다만 이스라엘은 입국 9일째 PCR 검사를 한 번 더 받아 음성 판정이 나오면, 격리 기간을 10일로 줄여준다.

취재진이 도착한 이튿날인 4월 18일부터 이스라엘은 방역수칙 중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우려해서다.

10일간의 자가 격리가 끝난 뒤 히브리대학교와 전통 유대교 교육기관인 ‘예시바’를 둘러봤다. 히브리대는 보안요원이 등교하는 학생들의 학생증과 백신 접종 증명서인 ‘그린 패스’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시바에서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신이 보호해준다는 믿음으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 코로나 초기에는 당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내국인은 자유롭지만, 백신 미접종 외국인은 통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관광 명소인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 앞이 외국인 관광객 입국이 금지되면서 한산한 모습이다. 통곡의 벽은 남자와 여자 참배 구역이 구분되어 있고, 남자는 모자나 유대인들이 쓰는 키파를 써야 한다. 남자 구역 입구에서 무료로 빌려준다.

 

마밀라 쇼핑거리와 벤예후다 거리, 재래시장에서 마스크를 벗고 장을 보거나 식당에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텔아비브의 예루살렘해변도 일광욕을 즐기거나 친구들과 족구, 배구를 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마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온 듯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올드 시티는 여전히 을씨년스러웠다. 성지순례자들의 단골 방문 장소인 성묘교회도 한산했다. 이스라엘은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금하고 있다. 외국인이 입국하려면 당국의 까다로운 특별 입국 허가를 받아야 한다.

타국에서 백신 빈국의 서러움을 뼈저리게 체험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백신 접종을 받지 않고 이스라엘을 방문한 취재진은 현지에서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문의했으나 관광객은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체류 기간 내내 백신 접종 확인서인 ‘그린 패스’가 없다는 이유로 실내 식당이나 카페에서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이스라엘에서는 4월 18일(현지시간)부터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2일 텔아비브 해변에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4월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입구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발급하는 그린카드를 보여주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입구에서 보안요원에게 학생증과 그린카드를 보여줘야 등교가 가능하다.

 

사진·글 이스라엘 예루살렘=임현동 기자 lim.hyund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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