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코노미스트

황량함을 느끼는 이색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사막으로!

'아무 볼 것 없는 바로 그 풍경을 즐기기 위해 그곳에 간다.' 사막여행의 매력에 빠진 사람이라면 수긍할 말이다. 모래바람과 칠흑같이 어두운 밤공기, 그리고 사막 특유의 황량함. 가장 여행다운 여행을 할 수 있는 곳, 바로 사막이다.


중동 사막은 소설에서처럼 허허벌판인 것만도, 낭만적인 것만도 아니다. 거주민과 여행자를 위한 현대적 편의시설이 곳곳에 가득하다. 중동의 작은 섬나라 바레인 수도 중심가에서 차로 40분 가량 달리면 사막이 나온다. 사막다운 황량한 느낌이 들지만 사막 또한 도로로 연결되어 도시의 일부인 듯한 느낌을 준다. 


외부인들에게는 기대되는 사막여행의 목적지는 이곳 사람들에게 삶의 터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도 사막여행길에 오른 초심자의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눈앞에 신기한 광경이 펼쳐진다. 


사막여행 낙타


▩ 모래벌판 위에서 골프를 치다, 사막골프


가장 신기한 것은 사막골프와 사막골프장일 것이다. 골프장 입구에 들어서자 '아왈리골프클럽(Awali Golf Club)'이라 적힌 간판이 눈에 뛴다. 아왈리는 바레인 유일의 육상 유전 명칭으로, 지난 2011년 기준 원유 매장량은 약 1억 배럴이다. 여행지가 아닌 이런 유전 있는 사막에 골프장이 있는 이유는 뭘까?


"원래 바레인 국영 석유회사인 밥코(Bapco)가 사막에서 즐길 것이 없어 무료해 하는 임직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만든 골프장이다. 지금은 유명해져서 밥코뿐 아니라 다른 기업 임직원이나 바레인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많이 옵니다."


바레인 내 한국 기업의 주재원들도 이색적인 라운딩을 위해 종종 이곳을 찾는단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1930년대에 처음 조성돼 중동 전체로 봐도 가장 오래된 골프장 중 하나다.


사막여행 사막골프


모래벌판 위에서 어떻게 골프를 친다는 걸까? 아무리 둘러봐도 그린(Green)은 없고 흙 위에 원유 찌꺼기를 뿌려 바닥을 단단히 다진 브라운(Brown)만 있다. 사방에 모래뿐이니 논리상 벙커로만 구성된 골프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은 각자 휴대하기 알맞은 크기의 동그란 인조잔디 매트를 갖고 다니면서 공이 떨어진 자리에 놓고 친다. 처음에는 일반 골프장에서보다 치기 어렵게 느껴지지만 곧 적응이 된다. 


페어웨이와 러프의 경계는 일정 간격으로 박힌 말뚝들로 확인할 수 있다. 러프나 벙커에 공이 빠진 경우는 휴대용 매트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일반 골프장에서보다 더 행운이 따라야 할 것이다.



얇은 모래를 깔아 공의 속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이때 바람이 심하게 불면 모래가 날리면서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져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퍼팅이 끝나면 나중에 오는 사람을 위해 준비된 롤러나 빗자루로 바닥을 고르게 쓸어 발자국을 지우면 된다. 


바레인 외에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 각국에서도 사막에서 어렵지 않게 아왈리골프클럽과 비슷한 사막골프장 여러 곳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 국가에서도 한국에서처럼 매끈히 정돈된 잔디와 우거진 수풀로 이뤄진 골프장을 만나볼 수 있지만, 머나먼 중동까지 온 김에 가급적이면 사막골프장을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 베두인과 낙타, 그리고 별 헤는 밤


중동 사막에 가면 사막골프 외에도 많은 이채로운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낙타도 탈 수 있다. 차로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다 보면 베두인(Bedouin)이라 불리는 유목민들이 관리하면 낙타의 무리가 이따끔 이방인을 반긴다. 베두인과 친해지거나 이들에게 약간의 요금을 내면 잠시 동안 낙타를 타거나 낙타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운전을 즐기는 여행자라면 차로 사막을 질주하는 데서 쾌감을 느낄 만하다. 교통체증으로 갑갑했던 한국과 세계 유수의 여행지에서 벗어나, 현지에서 빌린 사륜구동 지프차로 마냥 질주하다 보면 오아시스가 나타난다. 높은 산 정상에서 "야~호~!"를 외칠 때만큼이나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순간이다.


사막여행 베두인


사막에서 보는 석양도 별미다. 모래언덕과 어우러져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기분 좋게 사막의 하루를 체험하고 나면 어느덧 밤하늘에 별들이 드리운다. 별이 어찌나 많은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별 아래 베두인 텐트에서 잠을 청하면서 일상의 시름을 잠시나마 내려놓는다.


여행하기 편하게끔 잘 구성된 패키지투어를 원하는 사막여행 초심자라면 UAE나 카타르를 행선지로 추천한다. 한국뿐 아니라 서구 사람들이 여행을 목적으로 자주 찾는 곳이라 관광상품이 잘 갖춰져 있어 처음 중동 사막을 접하려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사막여행을 막연히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것은 책이나 TV에서나 봤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사막이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일상에서 훌쩍 떠나 이색적인 체험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