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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박세리의 골프 고향, 유성CC. 강형모 회장의 골프사랑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골프도 어릴 때 유망주를 발굴해야 한다. 유망주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섰기에 오늘날 박세리 같은 세계적인 스타가 탄생한 것이다.


강형모 유성CC 회장


대전광역시에 있는 유성컨트리클럽(CC) 내 퍼팅연습장 옆에는 감사비(碑)가 하나 서 있다. ‘영원한 골프여왕’ 박세리가 유성CC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1998년 10월 세운 것이다.


유성CC는 한국 ‘아마추어 골프의 메카’로 불린다. 20년 넘게 대전 출신의 국가대표 및 상비군들에게 골프장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프로선수 가운데 박세리를 비롯해 장정·전미정·김주연·이미나·홍진주·허미정 등이 ‘유성 장학생’으로 분류된다.


2000년부터는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유성CC가 해마다 꿈나무를 위해 선뜻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것은 2대에 걸친 극진한 골프 사랑 덕분이다..


강형모 유성CC 회장은 선친인 고 강민구 회장의 뒤를 이어 한국 주니어 골프의 대부로 불린다. 못 말리는 부전자전(父傳子傳) 골프사랑이다.


부전자전의 골프사랑


강 회장은 2004년부터 대한골프협회 강화위원장을 맡아 한국 골프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10세 때부터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골프를 시작한 강 회장의 구력은 올해로 48년이나 된다.


아버지는 1972년 부도가 난 대전의 유성골프장을 인수한 뒤 리모델링을 거쳐 1975년 재개장했다. 이때부터 강 회장은 골프장 경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골프 국가대표도 지냈다. 대학시절이던 1977∼78년 2년간 대표선수를 하면서 각종 대회에 출전했다.


2000년 초부터 무역업과 골프장 경영 업무를 병행했다. 아버지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동생과 함께 골프장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골프장 경영과 협회 업무, 골프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지만 그것 말고도 강 회장이 골프를 사랑하는 이유는 또 있다. 혈압이 높은 편인 강 회장은 건강관리를 위해 수영 등 안 해본 운동이 거의 없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골프장에 나와 맑은 공기 마시면서 마음껏 걷고 나면 혈압은 금세 정상을 되찾는다고 한다. 강 회장에게 골프는 ‘건강 지킴이’인 셈이다.


강형모 유성CC 회장


‘영원한 골프여왕’ 박세리와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박세리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유성CC에서 공짜로 라운드를 하며 세계 정상의 꿈을 키워갔다. 선친인 강민구 전 회장은 “앞마당처럼 생각하고 마음껏 뛰어놀라”며 골프장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아버지가 승합차 안에서 끓여주는 라면을 먹어가며 힘겹게 운동했던 박세리는 유성CC에 대해 “어머니 품 같은 곳”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강 회장은 “골프를 치고 싶은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꿈나무들을 위해 앞으로도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