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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전철 역사(驛舍) 아래 도서관이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기존 도서관의 개념을 탈피하는 이색 도서관들을 건립하고 있다. 전철 역사 아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서 공공도서관을 건립해 지역주민들의 문화공간을 조성했다. 딱딱한 도서관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국내 최초 미술전문 공공도서관도 건립중이다. 이색도서관 건립이 경기 북부지역에 문화 인프라 불균형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재울 도서관

 

▎전철 역사 아래쪽 지상의 자투리 공간에 만들어진 전국 첫 공공도서관인 ‘가재울도서관’.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에 가면 전철 1호선 가능역이 있다. 전철 선로가 지나는 역사(驛舍) 아래쪽 지상에 멋진 외관의 ‘가재울도서관’이 들어서 있다.

 

가재울도서관은 전국 최초로 전철 역사 하부공간을 활용해 조성된 도서관이다. 낙후된 가능동 일대의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시는 기대되고 있다.

 

가재울도서관의 명칭은 가재가 많이 사는 연못인 가재 못이 있었던 자리라는 가능동의 옛 지명에서 비롯됐다. 역사(歷史) 속에서 현재를 비춰볼 수 있는 이름으로 결정된 것이다.

 

가재울도서관은 총 19억의 예산을 들여 전철역 하부공간에 지상 2층, 1908㎡규모로 건립됐다. 전철역 하부공간을 활용한 덕분에 일반 공공도서관 건립 예산의 4분의 1 수준만 투입할 수 있었고, 공사기간도 5개월 정도로 짧았다.

 

1층은 도서관과 북카페로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130석의 독서 공간과 어르신·청소년 및 직장인 대상의 다양한 강좌와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강의실로 구성됐다. 2층은 12만 권의 책을 보관할 수 있는 보존서고를 설치해 공공도서관의 부족한 서고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철도 소음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무료급식을 제공하던 장소였던 이곳 가재울도서관이 노숙인뿐만 아니라 의정부 시민들이 희망의 씨앗을 싹 틔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며 “의정부시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가재울도서관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정부 미술전문 공공도서관 조감도

 

▎국내 최초로 건립되고 있는 의정부시 ‘미술전문 공공도서관’ 조감도.

 

경기 북부지역 문화 인프라 불균형 해소 기대

 

이와 함께 의정부시 국내 최초로 미술관을 주제로 한 미술전문 공공도서관도 건립 중이다. 216억원을 투입해 민락동 하늘능선 근린공원 내 2645㎡ 부지에 건립되는 도서관은 내년 9월 개관한다.

 

의정부 미술전문 공공도서관은 미술관을 주제로 하는 공공도서관이다. ‘미술관을 품은 도서관, 도서관을 품은 미술관’이란 콘셉트에 맞게 미술 관련 전시공간과 전문자료실 등이 조성된다.

 

특히 교육 프로그램과 메이커 스페이스(3D 모델 파일과 다양한 재료들로 원하는 사물을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공간) 등 전문 자료가 공존하는 통합적 예술 공간도 마련한다.

 

‘도서관은 딱딱하다’는 이미지에서 탈피, 미술을 통한 전시와 소통, 독서와 휴식이 어우러지는 부드러운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의정부 미술전문 공공도서관 기공식

 

▎안병용 의정부시장(오른쪽 넷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공식 모습. / 사진:의정부시
 

 

전시프로그램 기본 구도는 상설전·기획전·순회전·교류전, 온라인 전시다. 상설전은 유수의 소장품 기증이 주어질 경우 독립공간을 고려하고, 기획전은 주제 기획전, 개인전, 야외공간 연계전, 지역작가 대상 전시기획을 추진한다. 순회 및 교류전은 국내·외 미술관 순회 전시를 할 계획이다.

 

전시회 규모는 메인 전시의 경우 지역 및 국내 신진 작가와 예비 작가들의 전시 공간 제공을 위한 주제 기획전과 개인전으로 기획한다. 그 이외의 전시는 지역 내 교육기관과 연계해 미술전공자들의 작품 전시회 등으로 기획할 계획이다. 온라인 전시는 의정부시의 온라인 소통채널인 블로그 등에서 소통과 참여를 주도하는 새로운 유형의 전시로 기획할 예정이다.

 

미술교육 프로그램은 대상별 유형으로 전문인·지역인(일반인)·가족·어린이·청소년·관광객·외국인, 학교연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안병용 시장은 “복합문화공간인 미술 도서관이 건립되면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의정부의 가치를 한 단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술전문 공공도서관답게 도서관과 미술관, 고유의 콘텐트를 활용하는 방식에서 생기는 시너지효과가 의정부를 비롯한 경기 북부지역의 문화 인프라 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