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곤도 마리에는 물건에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고 말했어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그녀는 넷플릭스에 '정리에 대한 프로그램'을 런칭하기도 했어요. 그녀의 말에 따르면 환경을 정리하고 나면 다른 삶에도 변화가 찾아온다고 해요. 이 원리가 기업 조직에도 적용된다고 합니다.

 

 

2015년에 시작된 곤도 마리에 열풍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의 책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진짜 인생은 정리 후에 시작된다』는 2015년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른 후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곤마리(konmari)’라는 말은 정리의 여왕, 곤도 마리에가 제안한 방법에 따라 집을 정리한다는 뜻이다. “물건에 손을 대고 질문해보세요. 설레나요(spark joy)? 그렇지 않으면 버리세요.”

2016년 뉴욕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이 방법을 적용한 한 여성은 나쁜 남자친구를 ‘곤마리’해버렸다. 집 안을 다 정리하고 나서도 여전히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남자친구를 품에 안아보았는데 더는 설레지 않았다. 그래서 정리했다.

이렇게 인기 있는 곤도를 넷플릭스가 그냥 두었을 리 없다. 프로그램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를 2018년에 론칭했다. “대체 뭐 때문에 난리지?” 첫 에피소드를 클릭한 호기심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묘한 궁금증으로 바뀌었다. “내가 이걸 왜 계속 봤을까?” 다음 편을 볼까 말까 망설이고 있을 때, 새 에피소드를 플레이해버리는 넷플릭스의 잔인한 유혹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등장인물이 다를 뿐, 동일한 정리법을 반복적으로 보여줬으니 새로운 정보나 재미 때문도 아니었다.


어질러진 공간은 만성 스트레스를 부른다


필자가 걸려든 빈지 워칭(binge watching, 콘텐트를 한 번에 몰아 보는 것) 장치 중 첫 번째는 속이 뻥 뚫리는 카타르시스다. 무질서와 대혼란이 범주(category)와 우선순위(priority)를 갖춘 질서와 구조로 전환될 때 느끼는 희열이었다. 이제야 뭔가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새 출발에 대한 기대였다. 집을 정리했는데 인생을 정리한 기분이랄까?

두 번째 장치는 혼란스럽게 쌓인 물건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직면하는 등장인물들의 표정이다. 곤마리 정리법의 뼈대는 자기 인식(self-awareness)이다. 집 안에 있는 모든 옷을 한군데 산처럼 쌓아놓는 것이 정리의 첫 단계인데, 이걸 보면 역정이 확 올라온다. “내가 미쳤구나. 안 입는 옷이 왜 이렇게 많아. 이 돈으로 세계 일주도 하겠네!”

세 번째 장치는 필수적인 것들에서 부차적인 것을 발라내는 작업이 주는 통찰이다. 곤도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은 이 작업에서 무척 고통스러워했다. 알맹이와 곁다리를 분간하지 못하니 집에서 내보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신발을 정리해야만 하는 순간이 두려웠어요.” 160켤레를 가지고 있었던 한 남성은 작아져버린 운동화조차 버리지 못했다. “정리하면서 어린시절의 마음과 작별하게 되네요. 다가올 일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 같아요.”

“미국인들이 왜 당신의 정리법에 열광한다고 생각하나요?” ‘더 레이트 쇼’의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의 질문에 곤도는 이렇게 답했다. “모든 사람이 집 정리에 애를 먹고 있지만 문제는 그 뿐이 아니에요. 우리 마음에도 잡동사니가 있어요.” 곤도 마리에의 수업을 들은 수강생들은 종종 이런 후기를 올린다. “집을 정리했더니 업무 성과가 올라갔어요.” “매번 실패했던 다이어트에 성공했어요.” “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내요.”

환경을 정리하면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삶의 영역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이것이 정리의 연쇄 효과(cascade effect)다. 자기에 대한 새로운 평가와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정리된 환경을 바라보는 사이 마인드 셋에 담긴다. 물론 환경 변화가 물리적 공간의 변화에서 그치지 않고 인생 변화로 이어지려면 정리행동이 습관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곤도가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는 ‘이전처럼 살지 않는 것’이다. 즉, 정리 전의 혼란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물건이 쌓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적당히 어질러져 있는 공간에서 편하게 머물 줄도 알아야 정리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친 몸을 이끌고 매일 돌아가는 달콤한 나의 집에 지나치게 많은 물건이 자리를 잃고 흩어져 있다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내 사무실 책상 위에 몇 달째 손도 대지 않은 각종 서류가 쌓여 먼지를 먹고 있다면? 정리를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하는 이유가 제법 많다.

“집이 어질러져 물건을 찾기가 힘들어요.” “별로 행복하지 않아요.” 심리학자 캐서린 로스터 등의 연구에 따르면 이 두 생각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잡동사니가 가득한 집에 사는 사람은 잘 치워진 공간에 사는 사람보다 불행하다. 심리학자 다비 색스비 등의 연구에서 알아낸 바는 어질러진 공간이 만성 스트레스를 부른다는 점이다.

 

너저분한 공간에 사는 사람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준이 아침에도, 저녁에도 높다. 조금 더 행복해지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을 찬찬히 둘러보자. 산만하게 얽힌 물건들이 눈에 들어온다면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매일 3분 정리.’ 짧은 시간을 투자해서 버릴 것을 골라내면 조금씩 더 행복해진다.

프린스턴 대학 연구에 따르면 각종 물건이 가득한 공간은 일에 집중하는 능력을 저하시킨다. 어지러운 공간을 쳐다보는 시야에는 많은 자극이 서로 엉킨 채 분주하게 접수된다. 이 때, 뇌의 활동 상태를 살펴보면 서로 다른 자극이 시지각 피질에서 경쟁 상대의 활동을 억제하고 있다. “주인님~ 저를 봐주세요! 쟤 말고요.” “아니요, 여기를 보셔야죠!” 잡동사니들이 내 시선을 서로 갖겠다고 싸움질하니 눈이 시끄러워 집중할 수 없는 지경이 된다.


공간 통제력은 조직의 자기통제력으로 연결


자기통제력 상실! 혼란의 대가는 이렇게 요약된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의 연구에서 어질러진 환경에 노출된 실험 참가자들은 충동구매를 더 많이 하고 어려운 과제를 끈기 있게 수행하지 못했다. 자기통제력 저하 때문이었다.

정돈된 공간이 주는 선물은 내가 원하는 일을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는 ‘느낌’이다. 이 느낌이 참 중요하다. 특히 집은 자기통제력과 자율성이 회복되는 곳이다. 집에서 안도감과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는 이곳에서만큼은 ‘내 맘대로’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환경을 바꿀 수 있는 능력과 권한이 나에게 있고 내가 행동하면 결과가 바뀐다. 그래서 나는 파워풀하다.

“그 서류가 어디에 있지? 아무리 찾아도 없네.” “서랍이 고장 나서 열 때마다 힘들어.” 당장 써야 할 물건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나의 공간 장악력은 손상을 입는다. ‘내 맘대로’ 어지르고 방치하다 보면 ‘내 맘대로’ 살 수 없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가장 높은 수준의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에서 조차 ‘통제 불능’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정리의 연쇄 효과는 조직 상황에도 적용된다. 곤도는 라이스 대학의 경영학자 스콧 소넨샤인(Scott Sonenshein)과 함께 다음 책을 준비 중이다. 제목은 『일하는 기쁨: 커리어가 변하는 정리의 마법』이다. 조직의 리더인 당신이 이 담론에서 얻을 수 있는 통찰은 무엇인가?

일하는 곳에서 나는 ‘물리적 공간’을 장악하고 있는가? 일하는 곳을 돌아보자. 사무실, 공장, 창고 등 공간의 유형이 무엇이든, 물건들이 경계와 분류의 체계 안에서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 내 조직의 공간 통제력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면 정리를 시작할 때다. 공간 통제는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다. 물리적 공간의 혼란에서 빠져나왔을 때 조직의 자기통제력이 상승한다.

내 조직에서 나는 ‘가치의 공간’을 장악하고 있는가? 알맹이와 곁다리 프로젝트를 구분하고 있는가? 작아져서 신지도 못할 신발을 껴안고 살았던 어떤 사람처럼, 버려야 할 일을 껴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설렘 리트머스는 가치 리트머스다. 설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옷들을 집에서 내보내야 하는 것처럼 가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프로젝트들은 조직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공간 통제력 상실이 삶과 일에 대한 통제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아주 작은 행동 하나면 시작으로 충분하다. 글로벌 회사에서 일하는 한 직원이 얼마 전 필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점심 식사 후 3분 동안, 책상을 정리하고 있어요. 목표는 ‘필요한 서류, 쉽게 찾기’예요. 이 습관으로 할 일을 빼먹는 실수를 줄이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싶어요.” 10년 후에 인사부서의 책임자로 성장하고 싶다는 그의 포부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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