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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바다의 한우라고 불리는 ‘ㅇㅇ’ 정체는?!

메로구이 좋아하시는 분 많으실 거예요. 메로는 파타고니아 이빨고기(Patagonian toothfish)와 남극 이빨고기(Antarctic toothfish)를 묶어 말하는 것을 뜻해요. 심해 1000m에서 산란하며 다 자라면 최대 2.5m에 100㎏까지 나가지요. 메로는 맛과 향이 좋아서 ‘바다의 한우’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데, 전 세계 소비량의 80%는 불법 어획물이라고 해요.

 

메로는 ‘메를루사’라는 스페인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팔십에 마누라한테서 밥 얻어먹는 것은 노인의 최고 행복이다”라는 말이 실감 난다. 만일에 혼자 살아남게 된다면? 무엇보다 제일 먼저 끼니 걱정이 앞선다. 그리고 ‘홀아비는 이가 서 말이고 홀어미는 은이 서 말’이라 하지 않던가. 평균해서 부인이 죽고 3년 후에 남편들이 따라 죽는다는 것이 세계 통계렷다!

어쨌거나 집사람도 나이가 드니 밥하기를 지겨워하고 힘들어한다. 그래서 홈쇼핑 음식을 가끔 사 먹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메로’를 주문해 노릇노릇하게 구워주기에 맛있게 먹으면서도 그게 어떤 물고기인지 궁금했다. 일식집에서 밑반찬으로 주는 것이 메로구이가 아니던가. 사실은 우리나라 원양어선들이 남극 가까운 곳에서 메로나 크릴 씨를 말려 국제적 비난을 받아왔다. 주로 기술 좋은 한국과 일본의 배가 잡는다고 한다.

메로는 파타고니아 이빨고기(Patagonian toothfish)와 남극 이빨고기(Antarctic toothfish)를 묶어 말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파타고니아는 아르헨티나 남부에 있는 한 지방의 이름이다. 이들 고기의 요리 이름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칠레 농어’로, 스페인에서는 검은 대구란 뜻인 ‘멜루자 니그라(Merluza negra)’로, 한국·일본에서는 ‘메로(mero)’로 부른다.

 

한국과 일본에서 메로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연유는 스페인어 때문이다. 스페인어로 입이 큰 물고기를 메를루사(Merluza)라 하는데 이를 일본에서 메로로 불렀고, 우리도 그 이름을 따라 부르게 된 것이다. 중국에서는 ‘작은 비늘에 어금니(犬牙)를 가진 남극고기’란 의미로 ‘소린견아남극어(小鱗犬牙南極魚)’라 부른다.

파타고니아 이빨고기(Dissostichuseleginoides)와 남극 이빨고기(Dissostichus mawsoni)는 모두 남극해(남빙양, Southern ocean)에 서식하며 같은 속(屬, genus)이라 둘은 매우 흡사한 종이다. 위턱에 이빨이 2줄로 배열돼 상어 이빨을 닮은 생김새를 따 속명(屬名, generic name)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두 겹(twofold)을 뜻하는 라틴어 ‘dissos’와 줄(line)이란 뜻을 가진 라틴어 ‘stichus’를 합친 것이 이들의 속명(Dissostichus)이다. 2개의 긴 측선(側線, lateral lines)이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먼저 파타고니아 이빨고기부터 살펴보자. 파타고니아 이빨고기는 농어목 남극암치과의 바닷물고기로 남극해와 남반구 남쪽 심해에서만 사는 희귀 어종이다. 고깃살이 우윳빛인 어류로 칠레·아르헨티나·뉴질랜드 주변 등의 남태평양과 남극해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저온인 바다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살갗과 피에는 부동 성분인 단백질(antifreeze glycoprotein)이 들어 있다. 비늘이 작고, 맛과 향이 좋을뿐더러 영양이 풍부해서 미국과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부쩍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한다.

암튼 이빨고기들은 개체 수가 너무 줄어서 멸종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한다. 남극 해양생물자원보존협약에 따라 여름철 어획 금지, 어선 크기 제한, 그물눈의 크기 조정 등 관리 감독 중이다. 이렇게 여러 제약과 장치를 두고 보호하지만, 생선이 워낙 비싼지라 세계 소비량의 80%는 불법 어획된 것이라 한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낮추는 등 성인병 예방 효과

 

메로는 ‘바다의 한우’, ‘생선 계의 꽃등심’이라 불릴 정도로 맛이 일품이다. / 사진:getty images bank

 

파타고니아 이빨고기는 수심 70~1500m에서 서식하는 심해 어종으로 때때로 더 깊은 수역에서도 발견되며, 남극이 가까운 섬 지역의 1~4℃의 냉수에 산다. 거래되는 상업용은 7~10㎏ 정도이지만 아주 큰 놈은 2.5m에 100㎏이나 된다. 메로는 겨울철에 심해 1000m쯤의 깊이에다 산란하고, 알과 치어(稚魚)는 먼바다에서 떠다닌다. 1년이 지나면 수심 500m 해저에 머물고, 6~7살까지 수심이 35~240m인 대륙붕(大陸棚)에 산다. 수명은 50년이 넘는다. 한마디로 심해어이기 때문에 아직 산란, 발생 등의 연구가 제대로 되지 못한 상태라 한다.

몸은 옆으로 납작하며 눈은 상대적으로 등 쪽에 치우쳐 있다. 양턱의 이빨은 송곳니처럼 날카롭고, 위턱에는 2겹으로 배치됐으며, 아래턱 이빨은 약간 듬성듬성 난다. 몸은 전체적으로 회갈색이고, 암갈색 반문(무늬)이 다소 나타나며, 머리 꼭대기 부분에는 비늘이 없다.

육식어로 치어 시절 먹이는 어린 물고기가 주를 이루고(piscivorous), 성어가 되면 오징어·물고기·갑각류 등으로 입맛이 다양해진다. 대신 향유고래(sperm whale)나 바다사자, 거대오징어의 먹잇감이 된다.

메로에는 오메가-3 지방산(omega-3 fatty acid)인 에이코사펜타엔산(Eicosapentaenoic acid, EPA)와 도코사헥사엔산(Docosahexaenoic acid, DHA) 함량이 높아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다 한다. EPA와 DHA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두뇌 기능을 활발하게 한다. 또한 혈중지방을 감소시켜주며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기능도 한다. 이들은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생산되지 않기에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비린내가 적고, 맛이 담백하며 지방이 적당히 들어있기 때문에 살은 물렁물렁한 편이다. ‘바다의 한우’, ‘생선 계의 꽃등심’이라 불릴 정도로 맛이 일품이며 스테이크·회·초밥·매운탕·튀김용으로 쓰인다.

파타고니아 이빨고기와 매우 흡사한 남극 이빨고기(Antarctic toothfish)는 길이가 1.7m에 체중 135㎏이나 나가는 거대한 물고기다. 머리(두개골)가 매우 크며 보통 행동이 매우 느리지만, 바다표범 같은 포식자가 나타나면 벼락같이 도망친다. 새우나 작은 물고기를 먹는 육식어류이고, 황제펭귄·바다표범·밍크고래들의 먹잇감이다.

초기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나 성어(成魚)에 가까워질수록 천천히 자란다. 뼈의 일부는 연골성이고, 부레가 없지만 대신 비축된 지방이 부력을 가져 몸이 뜬다. 파타고니아 이빨고기가 그렇듯 발달한 2줄의 측선(옆줄)과 예민한 후각기관을 가졌기 때문에 심해의 캄캄한 해저환경에 적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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