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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bes Korea

패션업계가 AI를 활용하는 방법

시장조사업체 코어사이트 리서치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에서 2만5000여 개 소매점이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했어요. 이는 2019년 폐점한 9800여 개의 두 배를 뛰어넘는 수치예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패션 업계는 언택트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AI를 적극 도입하며 수요 예측, 재고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어요.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소식에 이커머스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시장에 따르면 쿠팡의 기업가치는 약 5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누적된 적자에도 불구하고 국내 온라인 이커머스 1위 업체로 인정받는 배경으로 탁월한 AI, 머신러닝, 빅데이터 기술을 꼽는다. 쿠팡은 2000여 명에 달하는 IT 개발자 인력을 기반으로 확실한 고객 '락인' 효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들이 AI 기술에서 뒤처지면 기업의 운명도 저물 수밖에 없는 기술 경쟁의 시대가 도래했다. 의류 제조는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향후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작업을 수행하며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패션 산업은 매일 새로운 디자인과 패턴이 등장하면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AI는 디자이너가 새로운 스타일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이미지를 통해 디자인을 분석하고 인기 있는 스타일을 추려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디자이너는 AI가 추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잘 팔릴 만한 상품을 미리 파악함으로써 판매율은 높이고 재고는 줄일 수 있다.

자체 의류 브랜드를 갖고 있는 아마존과 월마트, 메이시스와 같은 거대 소매 업체들은 AI 분야 중 하나인 머신러닝을 활용해 고객이 선호하는 패션 트렌드를 미리 분석해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다. 이들은 고객들의 쇼핑 경험을 모니터링하고 선호하는 제품과 무시하는 제품을 파악해서 구매율을 높이는 데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특히 아마존은 AI 스피커 ‘에코’에 카메라를 부착해 사용자가 AI 비서 ‘알렉사’에게 스타일링을 부탁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가 “알렉사, 사진 찍어줘”라고 명령하면 스피커가 사진을 찍고 알렉사가 스타일을 체크해준다.

패션 기업과 IT 기업들과의 협업도 돋보인다. 미국 패션 브랜드 타미힐피거는 IBM의 AI 컴퓨터인 왓슨을 도입했다. 왓슨은 고객들의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이 분석하기 힘든 색상, 실루엣, 프린팅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디자이너들에게 제공한다. 디자이너들은 자연어 처리(NLP) 기술과 컴퓨터 비전 등 다양한 기술을 배워 디자인에 응용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자사 애플리케이션 ‘유니클로 IQ’를 통해 AI 비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AI 비서는 음성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 추천부터 고객 취향에 맞춘 스타일링 조언, 각종 고객 응대 서비스까지 담당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도 자사 홈페이지에서 AI 스타일리스트가 24시간 대기하며 고객들을 응대한다. 이 AI 스타일리스트는 실제 매장 내 전문가들의 경험을 학습해 고객의 니즈를 먼저 묻기도 한다. 리바이스는 구글과 함께 ‘트럭커 재킷’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 재킷에는 탈부착이 가능한 모듈을 활용해 소매를 두드리거나 만져서 전화를 받고, 음악을 틀거나 사진도 찍을 수 있게 했다.

영국 SPA 브랜드 아소스(ASOS)는 이미지 인식 솔루션을 활용해 고객들의 제품 검색 시간을 줄이고 있다. 고객이 아소스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인 ‘스타일 매치’에 찾는 상품의 이미지를 올리면, 앱이 이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상품을 찾아서 보여준다.

레베카 밍크오프의 뉴욕 플래그십 매장은 신상품을 디스플레이하는 스마트 미러를 설치했다. 고객들은 거울로 다양한 룩을 검색하고 선택한 품목은 스마트 미러에 자동으로 표시된다. 피팅룸에는 방마다 거울이 배치되어 스타일리스트에게 연락하거나 조명을 직접 변경할 수 있고, 입어본 상품들은 개인 프로필로 저장해 어울리는 코드 아이템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피팅룸에서 입어보고 구매를 결정한 상품들은 자동으로 체크아웃되는 시스템도 갖췄다.

독일의 패션 플랫폼 Zalando는 고객이 선호하는 색상, 소재, 스타일을 기반으로 AI가 디자인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패스트 패션’을 주도하는 자라, 탑샵, 에이치엔엠(H&M)은 계절에 따른 고객 수요를 미리 파악하고 신제품을 발 빠르게 공급하면서 고객들에게 즉각적인 만족감을 제공한다.

변화가 필요한 패션 브랜드들에 기술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2011년 미국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스티치픽스는 AI가 제공하는 맞춤형 스타일링 서비스로 큰 성공을 거뒀다. 스티치픽스의 AI 알고리즘은 고객이 입력한 신체 정보,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 직업, 예산 등을 바탕으로 고객이 가장 선호할 만한 패션 아이템 5가지를 골라 고객에게 배달한다. 고객은 이 중에 마음에 드는 아이템만 구매할 수 있다. 스티치픽스는 2017년 나스닥에 상장한 뒤 2018년 약 11억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340만 명이 스티치픽스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패션, 커머스 기업들도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신세계몰과 11번가, 네이버쇼핑 등 대다수의 온라인 쇼핑몰이 단어 대신 이미지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거나 검색한 상품과 유사한 상품, 액세서리들을 함께 제시하고,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구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까지 제안하고 있다.


김민수 기자 kim.minsu2@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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