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이 중원으로 간 까닭은? 고미숙의 '열하일기' 십여 년 연암협에 은거하던 사람이(十載巖棲客)/ 새벽녘 행장 꾸려 먼 길 간다고 고하네.(晨裝告遠遊)/ 반평생을 책 속에서만 살더니(半生方冊裏)/ 오늘은 황제의 나라 중국으로 떠나네.(今日帝王州) -박지원 저, 김혈조 옮김 3권 131쪽 연암의 처남이자 지기인 이재성이 연암에게 건넨 전별시다. 연암의 여행에 이재성의 가슴이 더 두근거렸나 보다. 하긴, 왜 안 그렇겠는가. 이때 연암의 나이 마흔넷, 당시로선 반백의 초로에 접어든 때였다. 절친인 홍대용은 15년 전에 중국을 다녀왔고, 이덕무와 박제가 등 ‘백탑파’ 후배들도 이미 연행을 마친 터였다. 서책과 풍문으로만 듣던 그 땅을 드디어 밟게 된 것이다. 건륭황제 만수절(70세 생일) 축하사절단에 정사 박명원의 자제군관으로 뽑힌 덕분이다. 때는 1780년 .. 더보기 이전 1 ··· 1099 1100 1101 1102 1103 1104 1105 ··· 118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