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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bes Korea

모바일로 느끼는 가상현실. 페이스북과 삼성이 주시한 오큘러스?

작년 11월 월드 IT쇼에서 선보인 오큘러스VR의 가상현실 헤드셋이 큰 인기를 끌었다. 페이스북이 20억 달러에 인수하고, 삼성이 파트너 제의를 한 오큘러스VR. 무엇이 그들을 움직였을까. 


가상현실이 현실로 다가온다. 팔머 럭키가 세운 오큘러스VR의 가상현실 헤드셋 리프트(Rift) 덕분이다. 가상현실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 일으킨 오큘러스는 한달이 못되는 기간동안 개인투자자들에게서만 240만 달러의 돈을 모집하는데 성공했다. 9522명의 투자자가 열렬한 반응을 보인 가상현실 시스템. 휴가 철 집 안 소파에 기댄 채 와이키키 해변을 거닐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가상현실 오큘러스 팔머럭키



▦ 팔머 럭키가 만든 오큘러스VR의 가상현실 헤드셋 리프트(Rift)


공상과학소설의 단골 소재인 가상현실이 실체화 됐다. 팔머 럭키가 주도해 만든 리프트는, 처음에는 오픈소스를 이용해 무료로 개발되었고 크라우드소싱을 이용해 조언을 얻어 문제를 개선했다. 회원들과 함께 가상현실 구현이 왜 어려운지에 대한 주제로 토론을 하던 팔머 럭키는 일주일 뒤 게임 개발 프로그래머인 존 카멕의 개인 메시지를 받았다. 프로토타입으로 제작한 리프트를 구입하거나 대여할 수 있는지 묻는 내용이었다.


럭키가 리프트 중 하나를 보낸 2개월 뒤,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비디오게임 엑스포에서 카멕은 럭키의 리프트를 알렸고 게임업체의 투자가 이뤄졌다. 게임 스트리밍업체 가이카이의 투자금 수십만 달러로 오큘러스VR을 창업했지만 프로토타입 업데이트 완성을 위해서는 조금 더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자금을 모으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열고 모집 첫날 퀘이크콘 게임 컨벤션에 참가해 리프트의 데모 버전을 선보였다. 표지판 하나 없이 검은 테이블만 덜렁 놓인 럭키의 부스는 주말 내내 긴 줄이 늘어섰고, 펀드는 모집 두시간만에 당초 예정인 25만 달러를 넘어서 한달도 되지 않아 9522명의 투자자에게 240만 달러를 모집했다. 가상현실이 벤처사업으로 시작된 것이다.



가상현실 오큘러스 리프트


사진 : 위키피디아 오큘러스



럭키는 자신의 경영자적 한계를 알고 종자돈을 투자해준 브레든 이리브를 CEO로 영입하고 오큘러스를 가장 잘 알려준 존 카맥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임명했다. 입소문과 크라우드펀딩으로 슈퍼스타가 된 럭키와 오큘러스 리프트는 3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2살짜리가 만든 프로토타입 헤드셋의 가격이 3억 달러라니 너무 지나친 결정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투자가 천재적이었음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입증됐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의 연락이 온 것이다.



▦ 페이스북, 20억 달러에 오큘러스 인수 결정


페이스북과 오큘러스는 2개월간의 협상을 통해 계약 조건을 만들었다. 4억 달러의 현금과 16억 달러의 페이스북 지분으로 오큘러스는 페이스북으로 인수됐다. 여기에 오큘러스의 지분 25%가 페이스북 주가 급등에 맞춰 상승해 물건을 팔지도 않고 프로토타입을 연구하는 동안 부자가 됐다.


주커버그는 오큘러스를 인수했지만 럭키와 그의 팀에는 상당한 자율권을 주었다. 페이스북은 행정 지원이나 자금 확보를 담당할 뿐 나머지는 럭키와 그의 팀이 자율적으로 진행한다.



가상현실 오큘러스 2013게임행사

사진 :Oculus Rift at Gamescom 2013



리프트가 주시하는 분야는 물론 게임산업이다. 리프트를 착용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면 사용자는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처럼 슬로모션으로 날아드는 총알을 피할 수 있고 위를 올려다 보면 자동차가 머리 위로 뒤집어지며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병사들 사이를 걸어다니거나 이들이 손에 든 모기를 살펴보고, 몸을 굽혀 라이플총의 가늠장치까지 확인할 수 있다.



▦ 삼성과 공동개발한 모바일용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VR


사진 :삼성 홈페이지 갤럭시 기어 VR



작년 12월 오큘러스와 삼성이 파트너를 맺어 공동개발한 모바일용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VR이 출시됐다. 게임에 치중하는 오큘러스와 달리 영화, 여행, 교육 등 게임 외의 엔터테인먼트의 가능성을 눈치챈 삼성은 협업을 통해 고사양 pc가 아닌 모바일에서 이용가능한 가상현실 헤드셋을 개발했다.


유선으로 PC와 헤드셋을 연결해야만 했던 기존의 공식을 파괴하고 일반 소비자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가격도 낮춘 기어 VR은 가상현실 헤드셋의 대중화를 연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사진 : BagoGames 오큘러스 리뷰



기어VR을 통해 리프트의 다양한 가능성을 깨달은 오큘러스사는 리프트를 이용한 여러가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추진 중이다. 리프트를 위한 영화와, 가상현실로 즐길 수 있는 록밴드의 라이브 공연이 제작됐다. 뿐만 아니라 스타 플레이어가 출연하는 스포츠 훈련 영상도 가상현실로 제작중이다. 메리엇 호텔은 리프트를 이용해 잠재 고객을 하와이 해변 혹은 런던 도심 한가운데로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미 국방성은 리프트가 해킹 공격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기술 발달속도가 가속화 됨에 따라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보던 물건들이 현실로 나오고 있다. 거창한 장비 없이 컴퓨터와 헤드셋만으로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데다 모바일과 연계도 가능해졌다. 현실감 넘치는 가상현실을 즐기기 위한 장비도 점차 경량화되고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된다. 핸드폰처럼 모든 사람이 리프트를 사용할 날이 오리라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