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아무리 바빠도 남일을 먼저 챙기고, 회사일의 해결사로 나서는 친절한 회사의 재원이 있다. 그런데 가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며 돌변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반갑게 인사하더니 오늘은 못 본 척, 사소한 의견차이로 친한 동료를 공격하기도 한다.
경계성 성격이란 게 있다. 대개 불규칙한 업무수행, 예측불허의 서역, 부정적인 정서로 특징 짓는다. 탁월한 능력을 보이다가 갑자기 일을 형편없이 처리하고, 회사에 대한 비난을 일삼다가 갑자기 자기 충성심을 발휘한다. 자주 분노와 적대감, 우울을 호소하며 갑작스런 충동적·파괴적 행동으로 동료들을 당황시킨다.
보통 변덕쟁이라 불리는 이런 사람들은 회사에서 꼭 필요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 마디로 이해하기 어렵고, 설명도 안 되고, 정상과 비정상을 넘나드는 성격이다.
▨ 불안정한 성장환경, 영아기의 상처 경험이 원인
변연계는 감정의 뇌다. 단기기억을 저장하는 해마의 감정을 저장하는 편도가 핵심 기능을 한다. 인간은 생후 2년 동안 생각이 없고 느낌만 존재한다. 뇌에서 편도가 먼저 생기고 해마는 2년쯤 뒤에 발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살 이전의 경험은 편도에만 저장되어 우리는 그 이전 경험을 기억할 수 없다. 하지만 '느낌기억'은 있다.
보통 강렬한 느낌이 동반될수록 오래 기억이 남는다. 따라서 이해와 설명이 안 되는 부정적 정서가 강렬하다면 영아기 상처 경험과 연관지어볼 수 있다.
매우 불안정하고 자아 정체성이 불투명하며, 자신과 타인에 대한 평가에 일관성이 없는 그는 어려서 불안정한 가정에서 성장했을 수 있다. 자라온 환경이 늘 불안정했기에 안정된 환경을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안정된 가정이었다면, 영아기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그는 특히 거절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거절 안 당하려고 과도로 잘 하고, 거절 여부를 늘 테스트하고, 거절 당하지 않으려고 미리 거절한다. 이런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떠날 거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친구가 약속 시간에 조금 늦어도, 배우자가 업무로 다른 사람을 만나도 배신감을 느낀다. 남녀관계에서도 빠르게 매력을 느끼고 상대를 완벽한 사람으로 지각하다가, 사소한 일로 크게 실망하고 상처받는다. 그러나 지속된 관계가 깨질 위험에 처하면 극심한 거절공포를 피하려고 분노와 적대감, 심하면 복수심과 파괴적 행동을 보인다.
▨ 이해 · 중립성 · 심리치료 필요
만약 회사생활을 하는 중 상사·동료·부하 중에 변덕쟁이가 있다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1. 이해 : 공감적 이해라는 것이 있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그의 주관적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마음의 문을 열면, 상대방의 삶과 언어와 목적이 보이게 된다. 이해하면 최소한 미움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변덕쟁이의 심층에는 '상처바은 아이'가 있다. 공감적 이해는 그에게 신뢰를 주고 내면을 볼 수 있는 힘을 주며 변화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2. 중립성 :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전혀 기대를 안 하는 것도 안 되지만, 너무 기대해서도 안 된다. 어쨌거나 한 팀이 되면 함께 가야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즐길 수 없다면 모든 판단을 중지해보자.
①모든 판단을 중지한다.
②상대의 감정을 느껴본다.
③상대의 의도를 파악한다.
④사실을 재차 확인한다.
'피드백 기법'도 적용해보자.
①모든 판단을 중지한다.
②사실을 재차 확인한다.
③진정한 감정을 전달한다.
④진정한 의도를 전달한다.
3. 심리치료 : 회사는 이해관계가 얽힌 조직이기에, 아무리 진정성이 있어도 인간관계에 오해와 왜곡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상사와 동료의 도움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또한 요즘은 좋은 약물이 많이 나와 있다. 분노와 적대감, 정서 불안정에는 기분조절제가 탁월하며, 항우울제·항불안제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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