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향해 열심히 손을 흔든다. 택시기사는 유리창을 내려 목적지를 묻는다. 손님이 목적지를 말하자 이내 유리창을 올리고 휑하니 떠나버린다. 사실 택시의 승차거부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막상 당하면 짜증나고 불쾌하지만, 의례 그러려니하고 다음 택시를 향해 손을 흔든다. 콜버스랩의 박병종 대표는 이러한 비합리적인 체계를 고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콜버스랩을 창업에 뛰어들었다.


3월 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글캠퍼스에 위치한 콜버스랩 사무실에서 박병종(30) 대표를 만났다. 경제신문 기자로 일하던 박 대표는 지난해 7월 다니던 신문사를 나온 뒤 한 달 만에 이 회사를 설립했다. 1억원(자신의 돈 5000만원·정부지원금 5000만원)의 자본금을 들여서다. 이후 그는 25인승 전세버스 4대를 구했고, 이들 버스를 강남·서초 일대에서 운용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시범단계로 무료 서비스다. 조만간 유료화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최근엔 엔젤 투자자(기술력은 있으나 창업을 위한 자금이 부족한 벤처기업에 자금을 대주는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받기도 했다.


콜버스랩 대표 박병종


Q. 언제부터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됐나?


“대학 시절에는 벤처 창업에 편견이 심한 편이었다. 창업은 대기업이나 금융사에 취업 안 되는 사람이나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한국에서 창업에 성공할 확률은 5%다. 이런 리스크를 안고 젊음과 열정만으로 벤처업계에 뛰어드는 젊은 사업가들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


Q. 콜버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


“신문사에 입사해 처음 일한 곳이 국제부였다. 1년을 일했다. 우리 시간으로 새벽에 발생하는 해외 이슈를 챙겨야 하기 때문에 야근을 하는 날이 많았다. 퇴근 후 자연히 콜택시를 부르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 승차 거부가 심했다. 충정로 회사에서 연희동 집까지 5000~6000원 택시비가 나오는 거리였는데, 일부 기사는 “반대편에서 타라”는 식으로 거절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누군가 이런 비합리적인 체계를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Q. 신문사를 그만둘 때 주변에서 만류하지 않았나?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창업을 한다니 부모님께서 반대가 심했다. 처음엔 살짝 불안감이 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확신이 강해졌다. ‘(당시) 나이 스물아홉에 망하면 얼마나 망하겠냐’는 생각도 들었다.”


Q. 강남·서초구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일단 서울 전 지역을 위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없었다. 자본금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간 콜택시의 수요가 높은 곳을 우선 대상으로 했다. 평소 콜택시를 잡기 어려운 강남역은 강남구(역삼동)·서초구(서초동)가 걸쳐 있다. 그래서 두 자치구 안에서 택시 이동이 잦다. 이들 지역을 선정한 이후 조금씩 서비스 지역을 넓힌다는 계획을 세웠다.”


Q. 서비스를 시행한 지 얼마 안 돼 운송업계의 반발에 부딪쳤다고 들었다.


“변화에 둔감해 있는 업계가 위기의식을 느낀 것 아닐까? 나는 그동안 낮게 평가된 한국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려고 했을 뿐이다. 한국 운송업은 제조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턱없이 적다. 임금이 적으니 서비스의 질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을 개혁할 플랫폼이 바로 콜버스다.”


Q. 요즘 진행상황은 어떤가?


“잘 알려졌듯이 국토부가 심야 콜버스 사업자를 면허사업자인 택시·버스사업자로 한정하는 법을 만들었다. 그래서 플랫폼 개발업체인 콜버스랩은, 엄연히 말해 합법적인 사업이 아니게 됐다. 해결방법은 하나뿐이다. 택시업계와 협의해 이들에게 내 플랫폼을 제공하고, 건당 수수료를 이들로부터 받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Q. 앞으로 계획은?


“콜버스의 유료화는 차근차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택시 요금(서울 기준 기본료 3000원)의 절반가량을 고민한다. 택시업계와 협력도 중요하다. 재교육을 받은 택시기사들이 콜버스를 운영하며 수익을 내고, 콜버스랩은 일정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말이다.”


정부에서는 새로운 산업의 육성을 위해 규제개혁을 진행할 것을 외친다. 하지만 이렇듯 새로운 모델의 사업이 등장할 때마다 우리나라는 번번히 법과 규제, 그리고 기존 업계들의 견제에 부딪혀 제대로 등허리를 못펴고 있다. 정부의 규제개혁이 우리나라 경제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효과를 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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